담임목사 글터
부산일보 칼럼 -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기고문
작성자
한석문
작성일
2018-01-24 17:05
조회
2111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소설(小雪)이다. 24절기 중 어느덧 스무 번째 절기를 맞았으니 시간이 참 덧없다. 아마 이 선뜩한 느낌은 나이가 들수록 더 심정을 파고들지 않을까? 늙는 것이 이토록 덧없는 것이라면 우리 인생은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 우리시대 영적 교사인 에크하르트 톨레가 스코틀랜드 핀드혼(Findhorn) 생태공동체 마을에서 일주일을 보내며, 자신에게 스승이 되어 준 새와 나무와 꽃들 그리고 바람과 숲과 강물과 바다로부터 자연을 인식하는 연습을 요청받은바 있다. 그는 그곳에서 있는 그대로 자연을 바라보고, 대기의 향기를 음미하며, 나뭇잎과 새들의 노랫소리에 귀 기울이는 훈련을 통해 자연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그 깨달음을 토대로 펴낸 책이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였다. 그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때로는 순식간에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최상의 건강, 근사한 인간관계, 많은 돈, 멋진 집, 완벽한 사랑, 그리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삐걱거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금전이든, 인간관계든, 건강이든, 일이든, 생활이든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만난 것은 헤어지고, 올라간 것은 내려오며, 모인 것은 흩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는 시간을 따라 피고 지며 흐르는 자연을 느끼며 '지나감‘의 지혜를 얻은 것이다. 아마도 이 즈음을 지나며 느끼는 심정은 모두가 비슷한 것 같다. 인생의 어느 한 시점을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라고 표현했던 도종환 시인이나, 11월을 ‘모두 다 사라지지는 않은 달’이라고 불렀던 인디언들이나 우리 모두는 인생의 어느 한 순간을 그토록 소스라쳐 하는 것이다. 우리보다 훨씬 일찍 이 문제를 가지고 고민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솔로몬이다. 모든 것을 누려보고, 모든 것을 가져본 그가 자기 인생의 석양에 회한에 가득 차 던진 한 마디가 그것이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도서 1:2) 어찌할 것인가? 아마도 에크하르트 톨레가 자연에서 얻은 ‘지나감’에 대한 성찰은 꼭 비관적인 것만은 아닌 듯하다. 떨어진 잎은 다음 해 봄을 예약하고, 흐르는 물은 바다를 향하고 있지 않은가? 솔로몬은 해 아래서 인생을 바라보던 회한을 접고, 다시 해 위로 올라와 이렇게 선언했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전도서 12:13)한석문 목사 | 해운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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