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글터

국화

시

작성자

한석문

작성일

2018-05-09 17:01

조회

3600

국화

양지바른 창가에 여인처럼 앉아
옷섶을 들출 때면 꽃내가 났다

가을처럼 되어보려고
자주 병색이 완연하더니

지난 가을엔 설렌 표정도 없이
눈길조차 쉬이 주지 않았다며

고운 얼굴 하루가 다르게
푸석푸석 마르다가

힘겨운 고개를 떨궈
끝내 숨이 지고 말았다

숨겨지지 않는 상심이
그토록 컸던 것일까

남겨진 꽃잎에
아쉬운 코끝을 대어보며

갓 창을 통과한 햇살 한줌으로
어여쁜 너를 추모한다

핀 꽃도 아름답지만
진 꽃도 참 곱다

살아서만 꽃인 줄 알았더니
죽어서도 수줍은 국화꽃이네

« 아궁이를 그리며

한파 寒波의 거리 »

목록보기

전체 51

번호	제목	추천	조회
39	그리움 한석문 \| 추천 0 \| 조회 1695	한석문	1695
38	아기 별꽃 한석문 \| 추천 0 \| 조회 629	한석문	629
37	청사포 한석문 \| 추천 1 \| 조회 1264	한석문	1264
36	철없이 묻지 않을 것이다 한석문 \| 추천 0 \| 조회 1665	한석문	1665
35	브엘라해로이 한석문 \| 추천 0 \| 조회 2322	한석문	2322
34	부활을 그리며 한석문 \| 추천 0 \| 조회 2387	한석문	2387
33	고이다가 맺히다가 한석문 \| 추천 0 \| 조회 1592	한석문	1592
32	뒤척이는 밤 한석문 \| 추천 0 \| 조회 2037	한석문	2037
31	눈雪을 느끼며 한석문 \| 추천 0 \| 조회 2149	한석문	2149
30	한파 寒波의 거리 한석문 \| 추천 0 \| 조회 2265	한석문	2265
29	국화 한석문 \| 추천 0 \| 조회 3600	한석문	3600
28	아궁이를 그리며 한석문 \| 추천 0 \| 조회 4155	한석문	4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