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예수님께 까불지 마

아빠, 예수님께 까불지 마









김홍선 목사님의 4살배기 막내딸 이슬이 이야기입니다. 몇 해 전 목사님 부부가 입양해서 금지옥엽(金枝玉葉) 키우고 있는데, 녀석이 어찌나 똑똑한지 가끔씩 목사님 부부도 교우들도 무척 놀라워한다고 합니다.

이슬이는 남의 나이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루는 아침 식탁에 앉은 이슬이가 뜬금없이 ｢아빠! 예수님 나이가 몇 살이야?｣ 하고 물었습니다. 그냥 좀 나이가 많으신 편이라고 대답해주었지만 녀석은 자꾸만 꼬치꼬치 몇 살이냐고 더 물었다고 합니다. 목사님께서 주섬주섬 ｢한 2000살쯤 되셨다｣ 대답해주셨습니다. 그러자 잠시 생각에 잠긴듯하던 녀석이 목사님을 반짝반짝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는 겁니다. ｢2000살? 예수님 많이 컸네. 그럼 아빠! 예수님한테 까불지마. 그리고 예수님한테 형이라고 불러야 돼!｣

여름휴가를 맞아 가족과 함께 지리산 등반을 마친 안산의 친구목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해운대 들러서 껍닥 좀 벗기고 가야겠노라고.. 기겁을 해서 목소리까지 환자처럼 변조해가며 아프다 바쁘다 핑계를 대도 굳이 해운대까지 달려와서 껍닥 벗기며 전해주고 간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당신도 예수님께 까불지 말라면서..

대충 구박하며 저녁을 먹여 쫓아 보내고 책상 앞에 앉아 있노라니 그 친구 전해주고 간 이야기가 내내 마음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예수님과 특별히 친하지도 못했으면서 그 분 앞에서 철모르게 까부는 삶을 살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이 부끄럽고 목이 메는 밤을 어찌 해야 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