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 한석문 담임목사
■ 읽기 | Lectio | 읽기는 듣기입니다.
구약 | 창 2:15-17, 3:1-7
15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 며 지키게 하시고
16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이르시되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17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
1 그런데 뱀은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하니라 뱀이 여자에게 물어 이르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2 여자가 뱀에게 말하되 동산 나무의 열매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3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
4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5 너희가그것을먹는날에는너희눈이밝아져하나님과같이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6 여자가그나무를본즉먹음직도하고보암직도하고지혜롭게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열매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7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 나무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더라
응송 | 시 32
내가 네 갈 길을 가르쳐 보이고 너를 주목하여 훈계하리로다
서신 | 롬 5:12-19
12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 아사망이들어왔나니이와같이모든사람이죄를지었으므로사 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13 죄가 율법 있기 전에도 세상에 있었으나 율법이 없었을 때에는 죄 를 죄로 여기지 아니하였느니라
14 그러나 아담으로부터 모세까지 아담의 범죄와 같은 죄를 짓지 아니 한자들까지도사망이왕노릇하였나니아담은오실자의모형이라
15 그러나 이 은사는 그 범죄와 같지 아니하니 곧 한 사람의 범죄를 인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은즉 더욱 하나님의 은혜와 또한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은 선물은 많은 사람에게 넘쳤느니라
16 또 이 선물은 범죄한 한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과 같지 아니하니 심 판은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정죄에 이르렀으나 은사는 많은 범죄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에 이름이니라
17 한 사람의 범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그 한 사람을 통하여 왕노릇 하였은 즉 더욱 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는 자들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
18 그런즉 한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것 같이 한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라
19 한사람이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된것 같이 한 사람이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
복음 | 마 4:1-11
1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 로 가사
2 사십 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주리신지라
3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 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
4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5 이에 마귀가 예수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6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뛰어내리라 기록되었으되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사자들을 명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발이 돌에 부딪치지 않게 하리로다 하였느니라
7 예수께서 이르시되 또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8 마귀가 또 그를 데리고 지극히 높은 산으로 가서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9 이르되 만일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
10 이에 예수께서 말씀하시되 사탄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11 이에 마귀는 예수를 떠나고 천사들이 나아와서 수종드니라
■ 묵상 나눔
말씀으로 살아가는 행복
말씀으로 살아가는 행복
많은 사람들이 자기 행복을 위해 ‘탐닉(耽溺)’을 선택합니다. 부와 권력 을 탐닉하고, 지위와 명예를 탐닉하고, 산더미 같은 음식과 음료와 성적 만족을 탐닉합니다. 그러나 이런 탐닉들은 기대감을 만들어 내지만, 대개 는 만족이 아닌 갈망에 그쳐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인간의 그칠 줄 모르는 탐닉은 오히려 현대 사회 저변에 흐르는 부질없음과 상실감을 설명해 주 는 가장 적절한 단어일 것입니다. 행복이란 우리가 그리스도의 상태 즉 참 하나님이요 참 사람이신 예수님 안에 머물러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입 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상태에 도달하고자 한다면 우리의 감각과 욕망이 정화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가 온전하고 순전한 마음으로 예수 그리 스도를 바라보고 그분 안에 머물러 있을 때, 그리고 성령의 도우심을 의지 해 눈으로 보는 탐닉을 줄이고, 귀로 듣는 탐닉을 줄이고, 코로 맡는 탐닉 을 줄이고, 혀로 맛보고 먹는 탐닉을 줄이고, 손으로 만지는 촉감의 탐닉 을 줄일 수 있을 때, 그렇게 다섯 가지 감각과 욕망들을 그리스도의 이름 으로 다스릴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들끓는 자아를 진정시키고 내면의 평화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박경리는 유고시집에서 이렇게 성찰했습니다.
진실은 눈멀고 해와 달이 없는 벌판 세상은 캄캄해질 것이다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욕망
무간지옥이 따로 있는가
권세와 명리와 재물을 쫒는 자
세상은 그래서 피비린내가 난다
우리가 사순절을 잘 걸어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사방 에서우리를유혹하는먹어도먹어도배가고픈욕망,채워도채워도끝이 없는 탐욕, 보암직하고, 먹음직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것 들 따라 요동치는 우리의 다섯 가지 감각과 탐닉들을 다잡아서 예수님께 우리 자신을 붙들어 매는 것입니다. 오늘 성서일과는 한결같이 우리에게 유혹의 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은 아담과 하와가 직면했던 유혹을 보여주고,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직면했던 유혹을 보여줍니다. 그리 고 서신서의 말씀은 그들이 직면했던 유혹의 결과를 분석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구약성경이 들려주는 유혹의 이야기는 태초의 인간이 직면 했던 유혹에 관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사탄은 유혹자의 탈을 쓰고 나타나서 아주 별것 아닌 순수한 사실로부터 최초의 사람을 분리시키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하 나님은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그 나무 열매를 먹지 못하게 했을까?” 라며 여자에게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 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 물음이 단순한 물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지 금 사탄이 여자를 향해 던지는 물음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문제제기입 니다. 처음 하나님께서 여자에게 하신 말씀이 무엇이었습니까?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창 2:16, 17)였습니다. 사탄은 마치 여자에게 신앙상담을 해주듯이 아주 친근한 목소리로 대화를 시작했 습니다. “하나님이 너희더러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하나도 따먹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정말이냐?”(창 3:1 공동번역) 여기에서 사탄이 여자를 시험한 것은 딱 하나입니다. ‘이 여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고 있는 가? 그렇지 않은가?’ 결과는 어땠습니까? 불행스러웠습니다. 사탄은 여자 가 하나님 말씀의 진실함을 의심하게 하는 것에 성공하고, 그 결과 여자와 남자는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게 되었다고 창세기는 말합니 다. 말씀에 대한 불순종은 그들에게 그들이 탐닉한 것을 가져다주지 않았 습니다. 그들은 하나님 같이 높아지기를 꿈꾸었지만,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뿐만 아니라 후손까지 파멸로 이끌고 말았습니다. 복음서에 보면 그 사 탄이 이번에는 두 번째 아담인 예수를 찾아갑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관심 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마귀가 예수님 을 보자마자 한 말이 무엇입니까?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 맞긴 맞느냐는 것입니다. 그 날 성령이 비둘기 같이 네게 임하고, 하늘에서 들려온 말씀 그대로 네가 정말 ‘하나님의 사랑하는 아들이요 기뻐하는 자’라면 이렇게 빈들에서 굶어서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하고 유치한 듯하지만 사실은 단순하지도 유치하지도 않은 유혹입니다. 이것은 예수의 ‘메시아 되심’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유발하는 말입니다. 당시 메시아에 대한 기 다림은 온통 환상과 희망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로마인들의 압제에 억눌 려 있던 당시 팔레스티나의 정치적인 상황으로 볼 때, 그들이 기대하는 메 시아는 다분히 현실적인 힘을 가진 메시아였습니다. 이스라엘의 명예와 품 위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력도 불사할 수 있는 메시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시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이 메시 아관이 얼마나 말씀에서 떠나 있었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 고난 받는 종의 노래'(사 53:1-12)에서 예언했고, 또 사 42:1에서도 노래 한 ‘비천하고 고난 받는 메시아’를 당시 사람들은 반기지 않았습니다. 사탄 의 유혹이 어쩌면 그렇게 강력할 수 있었는지 우리는 그들의 기대를 보면 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들의 기대를 봐! 네가 당장 돌을 떡으로 바꿀 수 없다면 누가 너를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겠어?” 마귀의 말은 그런 뜻 입니다. 사실 예수님은 공생애 내내 이 의심에 시달리셨습니다. 심지어 십 자가 위에 달리셨을 때도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올지어다 그리하면 우리가 믿겠노라 (중략) 그의 말이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였도다”라면서 주님 을 말씀에서 벗어난 메시아의 길로 유혹했었습니다.(마 27:42) 그런데 마 귀의 유혹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이 무엇입니까?
예수님은 마귀에게 ‘네 말이 틀리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다만 너 와 달리 내게는 ‘말씀’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라고 분명히 밝히시면서, 지난 40일 동안 하나님께서 나를 이 광야에서 주리게 하신 것도 신 8:3 말씀에 따르면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알게 하려 하심이라”고 고백하십니다. 우리는 주님의 이고백을 가슴에 새기고 새겨야 합니다. 돌을 떡으로 바꾸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떡에 집착하여 살아온 마음을 말씀 애착하며 순종하는 마음으로 바꾸 는 것입니다. 마귀의 두 번째 유혹이 5절과 6절에서 이어집니다.
예수님께서 말씀으로 첫 번째 유혹을 물리치시자 이번엔 마귀도 시 91:11, 12 말씀을 들고 나옵니다. 네가 정말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네가 성 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릴 때 하나님께서 천사들을 시켜 손으로 너를 받들 어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시리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유명세 와 능력을 탐하고 있는지를 마귀도 아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 말씀에 따르면 이런 것들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유혹이라는 것입니다. 마귀가 시 편 말씀을 들고 나와 예수님의 명예욕을 자극하자, 예수님은 즉시 신 6:16을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하신 말씀도 성경에 있다고 일러주십니다. 세 번째로 마귀는 예수님에게 화려한 세상을 보여줍니 다. 그리고 말합니다.
사실 이 세 가지는 모두 아담 이후의 사람들이 목말라 하는 것들입니 다. 그래서 엣세네 공동체의 새 언약의 규례에 보면 이스라엘이 ‘브리알’의 시대에 세 가지 덫에 걸려 고난을 겪는다고 해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 습니다. 그 세 가지 덫이란 첫째는 간음이고, 둘째는 재산이고, 셋째는 성 전 모독입니다. 이것에서 피한 자는 저것에 붙잡히고 저것에서 구제된 자 는 이것에 붙잡힌다는 것입니다. 마귀가 예수에게 “내게 엎드려 경배하라” 고 한 것은 세 가지 덫 가운데 ‘간음의 덫’에 걸려들도록 한 것입니다. 이 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 외에 다른 신에게 예배하는 것은 간음했다고 말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이 세 가지 덫 가운데 그 어느 것에도 붙잡히지 않으셨습니까? 마지막 유혹에서 예수님께서 어떻게 대답 하셨는지 이미 여러분은 다 알고 계십니다.
예수님의세가지대답의특징을보십시오. 첫번째대답은하나님의말씀 으로 산다는 것이고, 두 번째 대답은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는 것이고, 세 번째 대답은 오직 하나님만 섬기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이 대답이 40일동안이어진광야의금식끝에나온것임을염두에두어야합니다. 오늘 서신서의 말씀에서 사도 바울은 첫 사람 아담의 불순종과 대비되는 예수님의 완전한 순종을 소개해 줍니다.
오늘 나는 어떤 사람일까요? 첫 사람 아담을 따라 교만과 불순종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일까요? 두 번째 아담이신 예수님을 따라 말씀에 순종하며 생명 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일까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재물에 대한 관심에서 말씀을 중시하는 삶으로, 유명하려고 애쓰는 삶에서 뜻을 살피는 삶으로, 지배하려고 애쓰는 삶에서 주만 섬기는 삶으로 돌이키라는 것입니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까지 예수님은 철저한 순종을 통해서 인간의 참된 삶은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보여주셨습니다. 바울에 따르면 이렇 듯 자신의 삶을 철저히 말씀에 일치시킨 예수 그리스도의 겸손과 순종을 통해 하나님의 은총이 모든 인류에게 베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받으신 세 가지 유혹은 모두 말씀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은 확고했습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생각건대 오직 말씀만이 모든 판단의 기 준이고 목표였기에 죽기까지 말씀에 절대적으로 순명(順命)하셨고, 그 순명과 죽음으로 우리에게 회복시켜 주신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의 길을 부지런히 애써 신실하게 걸어가는 것, 바로 거기에 사순절의 본질적인 의미가 있다 하겠 습니다. 우리도 앞으로 걸어갈 40일의 여정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 마음을 정돈해서, 재물에 집착됐던 마음이 편안해 지고, 인기에 집착됐던 마음 이 편안해 지고, 권력에 집착됐던 마음이 편안해 지고, 그리하여 마침내 예수님 안에 있던 그 평화가 우리의 내면으로도 비쳐들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