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PDF
대림절 제4주데오토코스의 신비
Lectio Divina
■ 내적침묵기도 | Centering Prayer
■ 읽기 | Lectio | 읽기는 듣기입니다.
구약 | 삼하 7:1-12, 16
1 여호와께서 주위의 모든 원수를 무찌르사 왕으로 궁에 평안히 살게 하신 때에 2 왕이 선지자 나단에게 이르되 볼지어다 나는 백향목 궁에 살거늘 하나님의 궤는 휘장 가운데에 있도다 3 나단이 왕께 아뢰되 여호와께서 왕과 함께 계시니 마음에 있는 모 든 것을 행하소서 하니라 4 그 밤에 여호와의 말씀이 나단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5 가서 내 종 다윗에게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네가 나를 위하여 내가 살 집을 건축하겠느냐 6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부터 오늘까지 집 에 살지 아니하고 장막과 성막 안에서 다녔나니 7 이스라엘 자손과 더불어 다니는 모든 곳에서 내가 내 백성이스라엘 을 먹이라고 명령한 이스라엘 어느 지파들 가운데 하나에게 내가 말하기를 너희가 어찌하여 나를 위하여 백향목 집을 건축하지 아니 하였느냐고 말하였느냐 8 그러므로 이제 내 종 다윗에게 이와 같이 말하라 만군의 여호와께 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목장 곧 양을 따르는 데에서 데려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주권자로 삼고 9 네가 가는 모든 곳에서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 모든 원수를 네 앞 에서 멸하였은즉 땅에서 위대한 자들의 이름 같이 네 이름을 위대 하게 만들어 주리라 10 내가 또 내 백성 이스라엘을 위하여 한 곳을 정하여 그를 심고 그 를 거주하게 하고 다시 옮기지 못하게 하며 악한 종류로 전과 같이 그들을 해하지 못하게 하여 11 전에 내가 사사에게 명령하여 내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때와 같지 아니하게 하고 너를 모든 원수에게서 벗어나 편히 쉬게 하리 라 여호와가 또 네게 이르노니 여호와가 너를 위하여 집을 짓고 12 네 수한이 차서 네 조상들과 함께 누울 때에 내가 네 몸에서 날 네 씨를 네 뒤에 세워 그의 나라를 견고하게 하리라 16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 하셨다 하라
응송 | 눅 1:49, 50
능하신 이가 큰 일을 내게 행하셨으니 그 이름이 거룩하시며 긍휼 하심이 두려워하는 자에게 대대로 이르는도다
서신 | 롬 16:25-27
25 나의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함은 영세 전부터 감추어졌다가 26 이제는 나타내신바 되었으며 영원하신 하나님의 명을 따라 선지자 들의 글로 말미암아 모든 민족이 믿어 순종하게 하시려고 알게 하 신 바 그 신비의 계시를 따라 된 것이니 이 복음으로 너희를 능히 견고하게 하실 27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이 세세무궁 하도록 있을지어다 아멘
복음 | 눅 1:26-38
26 여섯째 달에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갈릴리 나 사렛이란 동네에 가서 27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에게 이르니 그 처 녀의 이름은 마리아라 28 그에게 들어가 이르되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 지어다 주께서 너 와 함께 하시도다 하니 29 처녀가 그 말을 듣고 놀라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가 생각하매 30 천사가 이르되 마리아여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 31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32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33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되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 35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 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 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36 보라 네 친족 엘리사벳도 늙어서 아들을 배었느니라 본래 임신하 지 못한다고 알려진 이가 이미 여섯 달이 되었나니 37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 38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 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 묵상 | meditatio
① 삼하 7:12, 16을 묵상하십시오. 자신의 의지로 하나님의 성전을 짓 고 싶어 한 다윗에게 하나님은 어떤 복을 약속하십니까?
② 눅 1:30-33을 묵상하십시오.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약속하신 다윗의 나라는 궁극적으로 누구를 통해 이루어집니까?
③ 롬 16:25-27을 묵상하십시오. 하나님께서 바울을 통해 '복음 곧 예 수 그리스도'에 관한 가르침을 계시하게 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 기 도 | Oratio | 5-10분
■ 묵상 나눔
데오토코스의 신비
대림절 제4주인 오늘로서 대림시기가 거의 끝나가고, 이제 우리는 한껏 가까워진 성탄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어울리는 음악이 있다면, 마리아의 찬가인 'Magnificat anima mea Dominum(내 영혼이 주님을 찬미하고)'를 들 수 있겠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서의 말씀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찬가입니다. 하나님의 아들 잉태의 소식을 알리고 가브리엘 천사가 떠나간 후에 마리아가 유대의 산악지방에 있는 엘리사벳의 집을 찾아갑니다. 이때 엘리사벳이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서, 이렇게 태중(胎中)의 아기와 마리아의 순종을 찬미합니다. "여자 중에 네가 복이 있으며 네 태중의 아이도 복이 있도다 내 주의 어머니가 내게 나아오니 이 어찌 된 일인가 보라 네 문안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릴 때에 아이가 내 복중에서 기쁨으로 뛰놀았도다 주께서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고 믿은 그 여자에게 복이 있도다"(눅 1:42-45) 바로 이 엘리사벳의 찬미를 받아 마리아가 노래한 것이 'Magnificat anima mea Dominum'입니다.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보라 이제 후로는 만세에 나를 복이 있다 일컬으리로다
능하신 이가 큰 일을 내게 행하셨으니 그 이름이 거룩하시며
긍휼하심이 두려워하는 자에게 대대로 이르는도다(눅 1:47-50)
여섯째 달에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가서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에게 이르니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라 그에게 들어가 이르되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하니 처녀가 그 말을 듣고 놀라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가 생각하매 | 눅 1:26-29
천사 가브리엘이 갈릴리에 있는 나사렛 동네로 마리아를 찾아와 메시지를 전하는 장면입니다. 하나님께서 가브리엘을 보내셔서 그녀에게 하신 말씀이 무엇입니까?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입니다. 이 인사는 언뜻 통상적인 인사말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그러나 조금 깊이 묵상해 보면, 그 안에 '데오토코스' 즉 '하나님의 어머니'에 대한 찬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녀의 태(胎)에 오셔서 함께 하시며,그녀의 태를 통하여 '데오토코스'를 이루시겠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이 있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알기 위해 창세기의 현장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살펴봐야 합니다. 사람이 죄를 짓고 하나님께로부터 돌아선 순간,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다시 돌이키시려는 당신의 계획을 예고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가 불순종한 사건 이후 이렇게 사탄을 저주하셨습니다.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네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창 3:15) 하나님의 이 말씀에는 사탄의 유혹이 몰아 온 죄와 죽음을 없애줄 메시아에 대한 약속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약속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후로도 많은 세월이 흘러야 했기 때문에, 하나님은 그 세월 중간 중간에 마치 징검다리를 놓듯이 메시아가 오실 수 있는 준비 작업을 하셔야만 했습니다. 마태와 누가는 바로 그 징검다리로서의 예수님의 조상들의 족보를 소개하는데, 그런데 마태와 누가의 기록에는 놀라운 차이점이 있습니다.마태가 기록한 예수님의 족보는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되어 다윗을 거쳐 요셉에게까지 이릅니다.(마 1:1-16) 반면에 누가가 기록한 예수님의 족보는 거꾸로 예수님으로부터 시작해서 다윗을 거쳐 아담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눅 3:23-38a), 그러나 아담에게서 멈추지 않고 마침내 "그 위는 하나님이시니라"(눅 3:38b)는 소개로 끝을 맺습니다. 그러니까 마태가 기록한 족보는 예수님이 혈육으로 이스라엘 백성임을 소개하고 있는 반면에, 누가가 기록한 족보는 예수님께서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분임을 소개하고 있는 겁니다. 오늘 구약의 말씀은 그 족보의 징검다리 안에 있는 인물 중에 다윗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으로 하여금 궁에 편안히 살게 하신 때에, 그가 성전을 지을 계획을 나단 선지자에게 밝힙니다.(삼하 7:2) 자신의 궁전의 화려함에 비해 초라해 보이는 하나님의 궤가 모셔진 성막 휘장이 다윗의 마음에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 밤에 나단 선지자에게 찾아오셔서 "내 종 다윗에게 이와 같이 말하라"(삼하 7:8)시며, 오히려 이런 약속을 해주십니다.
여호와가 너를 위하여 집을 짓고 네 수한이 차서 네 조상들과 함께 누울 때에 내가 네 몸에서 날 네 씨를 네 뒤에 세워 그의 나라를 견고하게 하리라 | 삼하 7:11b-12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 하셨다 하라 | 삼하 7:16
"네가 내 집을 지어주겠다는 것이냐? 오히려 나 여호와가 네 집을 세워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물론 이 집은 지금 지어주실 집이 아니었습니다. 먼 훗날 다윗의 후손을 통해 주실 집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때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하신 약속은 장차 그의 후손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실 구원과 영원히 보전될 하나님 나라의 약속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서와의 연속성 안에서 보면, 이 약속은 천사가 마리아를 찾아오기 1000년 전에 맺어주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1000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을 이루시기 위해 천사를 마리아에게 보내신 것입니다. 그런데 마리아의 입장에서 이 방문은 매우 당혹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천사가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하고 말했을 때, 정작 마리아는 그 말에 놀라서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가"(눅 1:29) 하고 생각했다고 누가는 증언합니다. 그런데 채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에 천사가 그녀에게 더 믿기 어려운 말을 전해줍니다.마리아여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 눅 1:30, 31
이 장면은 마리아와 천사가 나누는 대화를 누가가 굉장히 매혹적으로 전해주는 구절 중 하나입니다. 천사가 들려주는 그리스도론 메시지가 지금 막 동정녀의 마음과 태에 전달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마리아는 성탄의 신비 안으로 막 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천사도 마리아도 아닙니다. 지금 이 장면에서 우리가 봐야 할 진실은 동정녀 마리아로부터 몸과 피를 취해 오실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사 7:14)라고 약 700년 전에 전해준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이, 인류 역사상 가장 진실하고 매혹적인 그 사건이, 나사렛의 알려지지 않은 한 소녀의 동의를 얻어 지금 막 그녀의 태에서 성취되려는 찰나입니다. 이제 그녀는 스스로 자기 아들에게 '예수'라는 이름을 지어줌으로써 이 세상의 구원을 이룰 것입니다. 성 베르나르도의 단편적인 글 '키아라발레(Chiaravalle)'에 보면, 천사 가브리엘과 마리아의 대화에서 마리아가 천사의 말에 응답해야 했던 당시 상황을 아주 서정적이면서 진실하게 갈망을 담아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천사는 당신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들마저 그 자비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짧은 응답으로 인해 회복되고 생명에로 불림 받을 것입니다. 인자하신 동정녀여, 낙원에서 추방당한 아담과 그의 비참한 후손들이 당신께 이것을 애원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도, 다윗도 죽음의 어두운 골짜기에 거하는 조상들, 바로 당신의 조상들도 이것을 애원하고 있습니다. 온 세상이 당신 발아래 엎드려 이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정녀여, 속히 응답하소서. 천사에게 속히 응답하시고, 천사를 통해 하나님께 응답하소서. '말'을 하시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으소서. 인간의 '말'을 하시고 하나님의 '말씀'을 잉태하소서. 일시적인 '말'을 하시고 영원한 '말씀'을 받으소서."
우리는 성 베르나르도의 이 글을 통해서 인류 구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마리아의 응답이 얼마나 절실한 것이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자유를 언제나 존중하시는 하나님께서는 마리아의 자유로운 결단과 동의가 없이는 그녀의 태에 깃들기를 원치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마리아의 자발적인 응답 즉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눅 1:38)라는 대답을 기다리신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리아에게 이 일은 당혹스럽기 짝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 몸은 처녀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눅 1:34 공동번역) 라는 그녀의 물음에서 그 당혹스러움이 고스란히 읽혀집니다.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때때로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이 인간의 이성과 얼마나 대치되는 것인지 말입니다. 그런데 천사의 대답이 무엇입니까?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 눅 1:35
천사는 '성령께서 네게 임하신다'고 답합니다. 하나님의 영이 수면을 운행하시면서 창조가 시작되었던 창 1:2의 말씀을 생각나게 하는 대목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수면을 운행하시면서 세상이 창조되었듯이, 하나님의 영이 마리아의 태중에 운행하시면서, 그녀 안에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마리아의 동정성이란 오직 예수님과의 관련 하에서만 그 의미를 갖는 것이었습니다. 천사는 이어서 엘리사벳에 관한 이야기를 마리아에게 들려줍니다.보라 네 친족 엘리사벳도 늙어서 아들을 배었느니라 본래 임신하지 못한다고 알려진 이가 이미 여섯 달이 되었나니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 | 눅 1:36, 37
수태치 못하는 여인이던 엘리사벳이 잉태한지 이미 여섯 달이 되었는데 그녀가 잉태를 할 수 있었던 힘은 하나님의 말씀이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 라는 마리아의 물음에 대한 천사의 대답은 두 가지인 셈입니다. 첫째는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하나님의 능력이 너를 덮으신다"는 것과, 둘째는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치 못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으로 천사의 메시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마리아가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안에 성령과 말씀으로 창조하실 그 생명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기 처녀의 태(胎)를 내어드려 그 아들을 영접하기로 결단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결단을 합니다.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 눅 1:3
자기는 하나님의 여종이기 때문에 '하나님 말씀대로' 자기에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이 소녀를 보십시오. 예수님을 영접하고 수십 년씩 되었어도 여전히 우리는 자아(自我)를 다스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의 조그만 부분이라도 얼마나 포기하기 어려운지 모릅니다. 조금이라도 내 자아를 침해당한다 싶으면 우리는 참지를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자기 자신이 완전히 죽어서 "오로지 나는 주의 종이오니"라고 고백할 수 있다면, 이 때 우리는 하나님과 진정한 하나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 고백을 함으로서 비로소 예수님을 내 안에 모셔 들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 고백이 있는 자와 함께 하십니다. 마리아는 이 고백을 함으로서 마침내 예수님을 자기 안에 모셔 들였습니다. 그녀에게는 거절할 자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메시아가 자신을 통해 오시도록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께서 '새 아담'이시라면, 동정 마리아는 '새 하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녀의 겸손한 순종이, 하와가 낙원에서 저지른 불순종을 보상하였기 때문입니다. 이후로 그녀가 걸어간 길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인류 중 그 누구도 그녀보다 더 불행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자기 어미가 보는 눈앞에서 자식이 십자가에서 비참하게 죽어갔습니다. 그녀의 고백이 그 불행을 자처한 것이라고 우리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서의 말씀을 보십시오.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 눅 1:33
언뜻 보면 불행하고 비극적인 이 사건을 통해, 1000년 전,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어주신 그 약속이, 지금 마리아의 태 안에 성취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마리아가 하나님을 위해 희생하고 있지만, 사실은 하나님께서 그녀에게 당신의 외아들을 내어주신 것입니다. 사람의 눈에 보이는 마리아의 운명은 비극이지만, 그러나 하나님은 신실한 여인 마리아를 통해 인류 역사상 최고의 선물을 주시는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고 착각입니다. 오로지 하나님만이 당신의 전능하신 힘으로 우리에게 당신의 전부를 내어주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마리아처럼 고백하는 것입니다. "주의 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그러면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이루십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기도를 기억하십니까?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 마리아가 말씀대로 이루어지기를 고백하며, 자기 몸 안에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였듯이, 훗날 예수님도 같은 고백을 함으로서 당신 몸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셨습니다. 오늘 서신서에서 사도 바울은 고백합니다.나의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함은 영세 전부터 감추어졌다가 이제는 나타내신바 되었으며 영원하신 하나님의 명을 따라 선지자들의 글로 말미암아 모든 민족이 믿어 순종하게 하시려고 알게 하신 바 그 신비의 계시를 따라 된 것이니 | 롬 16:25, 26
여기에서 중요한 말씀은 "순종하게 하시려고"입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통해 복음 곧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가르침을 계시하게 하신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지는 복음이 사람들에게 갑작스러운 것으로, 혹은 무의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모든 민족이 깨어 '말씀대로 이루어지기를' 순종하며 기다리기를 원하셨기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 성탄절이 5일 남았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떠한 마음입니까? "주의 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며 자기의 태에 성탄이 이루어지게 했던 마리아처럼, '말씀대로 성탄이 내 안에 이루어지기를' 고대하며 깨어 순종함으로 성탄을 맞이하는 성도님들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관상 | Contemplatio
관상은 '하나님을 보는 기도'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볼 것입니다.
■ 실천 | Praxio
① 내 생각을 고집함으로 하나님의 사역을 가로막고 있지 않은가?
② 주의 뜻이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기를 순종하며 기도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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