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PDF
성령강림 후 제8주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Lectio Divina
■ 내적침묵기도 | Centering Prayer
■ 읽기 | Lectio | 읽기는 듣기입니다.
구약 | 창 29:16-28
16 라반에게 두 딸이 있으니 언니의 이름은 레아요 아우의 이름은 라 헬이라 17 레아는 시력이 약하고 라헬은 곱고 아리따우니 18 야곱이 라헬을 더 사랑하므로 대답하되 내가 외삼촌의 작은 딸 라 헬을 위하여 외삼촌에게 칠 년을 섬기리이다 19 라반이 이르되 그를 네게 주는 것이 타인에게 주는 것보다 나으니 나와 함께 있으라 20 야곱이 라헬을 위하여 칠 년 동안 라반을 섬겼으나 그를 사랑하는 까닭에 칠 년을 며칠 같이 여겼더라 21 ○야곱이 라반에게 이르되 내 기한이 찼으니 내 아내를 내게 주소 서 내가 그에게 들어가겠나이다 22 라반이 그 곳 사람을 다 모아 잔치하고 23 저녁에 그의 딸 레아를 야곱에게로 데려가매 야곱이 그에게로 들 어가니라 24 라반이 또 그의 여종 실바를 그의 딸 레아에게 시녀로 주었더라 25 야곱이 아침에 보니 레아라 라반에게 이르되 외삼촌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행하셨나이까 내가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을 섬기지 아 니하였나이까 외삼촌이 나를 속이심은 어찌됨이니이까 26 라반이 이르되 언니보다 아우를 먼저 주는 것은 우리 지방에서 하 지 아니하는 바이라 27 이를 위하여 칠 일을 채우라 우리가 그도 네게 주리니 네가 또 나 를 칠 년 동안 섬길지니라 28 야곱이 그대로 하여 그 칠 일을 채우매 라반이 딸 라헬도 그에게 아내로 주고
응송 | 시 105
이르시기를 내가 가나안 땅을 네게 주어 너희에게 할당된 소유가 되게 하리라 하셨도다
서신 | 롬 8:26-39
26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 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27 마음을 살피시는 이가 성령의 생각을 아시나니 이는 성령이 하나 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 28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29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 게 하려 하심이니라 30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31 ○그런즉 이 일에 대하여 우리가 무슨 말 하리요 만일 하나님이 우 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32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 33 누가 능히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들을 고발하리요 의롭다 하신 이 는 하나님이시니 34 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 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자시니라 35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 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36 기록된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 되며 도살 당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함과 같으니라 37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 넉히 이기느니라 38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 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39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 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복음 | 마 13:31-33, 44-52
31 또 비유를 들어 이르시되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32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33 또 비유로 말씀하시되 천국은 마치 여자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으니라 44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45 ○또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46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사느니라 47 ○또 천국은 마치 바다에 치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과 같으니 48 그물에 가득하매 물 가로 끌어내고 앉아서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못된 것은 내버리느니라 49 세상 끝에도 이러하리라 천사들이 와서 의인 중에서 악인을 갈라 내어 50 풀무 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갈리라 51 ○이 모든 것을 깨달았느냐 하시니 대답하되 그러하오이다 52 예수께서 이르시되 그러므로 천국의 제자 된 서기관마다 마치 새 것과 옛것을 그 곳간에서 내오는 집주인과 같으니라
■ 묵상 | meditatio
① 마 13:44-46을 묵상하십시오. 각각 보화와 진주를 발견한 사람들이 그것을 얻기 위해 보인 태도는 무엇입니까?
② 창 29:20을 묵상하십시오. 야곱이 7년을 며칠같이 여겼던 건, 누구 를 '위하여' 혹은 '사랑하여'라고 했습니까?
③ 롬 8:32, 36을 묵상하십시오. 사도들이 기꺼이 죽임을 당하고 도살 당할 양같이 여김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 기 도 | Oratio | 5-10분
■ 묵상 나눔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미국이라는 산업사회의 한복판에서 300년이 넘도록 지배적인 산업문화와는 정반대의 가치를 구현하고 있는 대안적공동체가 있습니다. 재세례파의 후예들로 종교개혁 당시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해 세운 아미쉬(Amish) 공동체입니다. 이 공동체에서는 개인주의보다 공동체 정신이, 경쟁보다 협동이, 소유보다 영성(靈性)이 더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돌아가신 생태운동가 김종철 교수가 발행한 녹색평론 선집 2권에, 미국의 사회학자 '토마스 포스터'가 쓴 '아미쉬-살아있는 생태공동체'란 글이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그들은 뿌리 깊은 공동체 지향성 안에서 겸손, 수수함, 자발적 순종, 사회적 순응을 미덕으로 여기고, 자만심, 개인주의, 경쟁심 등을 나쁜 것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느리게, 단순하게, 소박하게,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몸을 움직여 땀 흘려 일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으며, 전화나 자동차 등 현대문명의 이기를 사용하지 않고 말과 쟁기로 밭을 갈며 자연 친화적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은 집이 교회이고, 밭이 교회이고, 쟁기질 하고 소치는 일이 기도입니다. 전통적인 검은 옷을 입고,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다니는 아미쉬 사람들의 모습이, 자칫 시대에 뒤떨어진 모습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편리함에 취해 자연을 거슬러 살아온 현대인의 습성이 돌이키기 어려운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를 몰아오고, 끝내 코로나 바이러스를 몰고 온 현재를 반영해 볼 때, 그들의 생태적 삶이 장래에 우리가 살아남을 뿐 아니라, 우리의 자녀들을 살릴 수 있는 대안적인 존재 방식으로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일상의 삶에서 하나님의 목소리보다 물질의 목소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 충실하게 따른다면, 그것은 하나님 위에 물신이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느냐"고 묻는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하나님 말씀에 반하지 않는 삶'입니다. 저는 그들의 삶과, 현대 사회에 던지는 그들의 질문과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에 대한 그들의 고백을 읽으면서, 현재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 새삼 부끄러움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 성서일과의 말씀들 역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에 대한 성찰을 갖게 합니다. 구약성경은 우리에게 사랑하는 여인을 얻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희생하는 '라헬의 남자'로서의 야곱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고, 복음서는 땅속에 묻힌 보화를 얻기 위해 자기 모든 세간을 팔아 치우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신서에서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롬 8:32) 바울에 따르면 하나님께 정말 중요한 하나는 '사람의 생명'이었습니다. 끊을 수 없는 그 '모든 사람을 위한 사랑'(롬 8:35)이 당신의 외아들을 수난과 죽음에 내어주기까지 이른 것입니다. 먼저 복음서의 말씀을 보겠습니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또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사느니라 | 마 13:44-46
이른 바 '한 쌍의 비유'로도 알려진 두 개의 비유 즉 '밭에 감추인 보화의 비유'와 '값진 진주의 비유'에서 주님은, 하나의 동일한 가르침을 '반복'이라는 기술을 통해 그 내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 비유가 '천국에 대한 비유'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합니다. 이 두 비유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먼저 두 비유의 공통점부터 보면, 보화를 발견한 사람과 진주를 발견한 사람이 동일하게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돈으로 보화와 진주를 사들였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이 각각의 비유에 등장하는 두 사람에게 있어 천국은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 귀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차이점으로는,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우연히 그 보화를 발견한 것에 비해, 값진 진주를 발견한 상인은 좋은 진주를 의도적으로 찾아다니다가 발견한 점입니다. 첫 번째 비유에서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우연히 그 보화를 발견한 사실에서는 하나님의 은혜가 강조되어 있습니다. 고대 세계에는 은행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밭에 보화를 숨겨두곤 했는데, 그런 다음 유언을 남기지 못하고 전쟁이나 병으로 죽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주님은 그런 실례를 비유로 각색해 말씀하신 것인데, 오늘 비유에서 감추어져 있던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농부인지 지나가는 행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가 누구이던 뜻밖의 행운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교회학자인 성(聖) 힐라리우스의 '마태복음 주해'에 따르면, 그렇듯 밭에 숨겨진 보화는 뜻밖의 선물이신 '성육하신 주님'을 가리킵니다. 천국은 이 그리스도 안에 있으며, 그리스도와 함께 있고, 또한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그러나 이 보화를 발견했다고 해서 무조건 자기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보화가 숨겨진 이 밭을 사기 위해 자기의 재산을 모두 팔아야만 했습니다. 천국은 한 마디로 '그리스도 상태'를 살아가는 것인데, '나'라고 하는 '밭'에 '말씀'으로 뿌려져서 숨겨져 있는 '보화이신 그리스도'를 발견한 사람은 기뻐하며 돌아가서 있는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는 것인데, 그렇듯이 그리스도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껏 내가 기대고 살아온 것들을 버려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의 가치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이루어져 있는 천국의 행복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했을 때, 그 동안 자신이 자랑스러워 해왔던 것들이 한낱 허섭스레기 같은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기 위해 자기가 자랑해 온 모든 것을 배설물처럼 버렸습니다.(빌 3:7-9) 보화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의 것을 잃지 않고는 절대로 얻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우연히 그 보화를 발견한 것에 비해, 값진 진주를 발견한 상인은 좋은 진주를 의도적으로 찾아다니다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듯이 그리스도인은 의도적으로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 안에 있기 위해 기도와 독서와 묵상과 그 밖의 오감을 동원해 그리스도를 탐구합니다. 모든 진리는 탐구하는 자의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구하라', '찾으라', '문을 두드리라'(마 7:7)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구하는 이는 받을 것이고,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고,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입니다.(마 7:8) 진주는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사람이 찾지 않을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찾아낸 다음의 태도입니다. 진주를 찾아낸 사람은 사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발견하기는 하지만 치를 대가가 비싸고 힘들어 사지 않습니다. 가끔 찾아가서 바라보며 눈요기나 할 뿐. 그래서 그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긴 하지만 그러나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자기가 발견하고 찾아낸 진주가 진품인 줄 알면서도 '있는 것'을 다 팔 용기가 없어서 그것을 사지 못한다면 그는 매우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최상의 진주를 얻기 위해 그보다 가치가 덜한 것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그리스도 안에서 천국을 찾고 있습니까? 그 나라가 정령 나에게 있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확신은 서 있습니까? 그래서 그 나라를 얻기 위해, 덜 중요한 것들을 기꺼이 마다할 용의와 용기를 가지고 있습니까?
오늘 복음서의 두 비유는 우리가 어떻게 천국을 소유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지혜와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내가 찾아 발견한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 안에 있는 천국이 진정으로 생명의 나라이며 영원한 나라라는 믿음과 확신을 가졌다면, 우리는 말씀을 따라 내가 소유한 덜 중요한 것들을 포기하면서라도 그리스도와 그분 안에 있는 천국을 얻기 위해 전심전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 나라는 힘써 찾으며 침노하는 자들에게 열려지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이어지는 비유를 통해 우리에게 더욱 선명한 격려와 경고를 남기십니다.
또 천국은 마치 바다에 치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과 같으니 그물에 가득하매 물 가로 끌어내고 앉아서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못된 것은 내버리느니라 세상 끝에도 이러하리라 천사들이 와서 의인 중에서 악인을 갈라내어 풀무 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갈리라 | 마 13:47-50
이 비유는 지난 주 복음서인 '가라지의 비유'(마 13:24-30)와 비슷합니다. 곡식과 가라지가 함께 뒤섞여 있는 논밭처럼,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뒤섞여 있는 그물처럼, 지금은 천국을 얻은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가시적인 세상에서 두루 섞여 살고 있지만, 그날에는 모든 것이 선명하게 밝혀질 것입니다. 우리는 삶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너절하게 많은 것에 매여 살기보다는 본질적인 한 가지를 추구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하나'를 꼭 붙잡는 것, 그게 멋진 삶입니다. 구약성경에 보면 라헬이라는 한 여인에게 마음 빼앗겨, 그녀를 얻기 위해 긴 시간을 할애하는 야곱의 모습이 나옵니다.라반에게 두 딸이 있으니 언니의 이름은 레아요 아우의 이름은 라헬이라 레아는 시력이 약하고 라헬은 곱고 아리따우니 야곱이 라헬을 더 사랑하므로 대답하되 내가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에게 칠 년을 섬기리이다 | 창 29:16-18
야곱이 마침내 하란 땅에 당도했을 때, 외삼촌 라반에게는 두 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큰 딸 레아는 시력이 좋지 못했습니다. 맛소라 본문에서 "레아는 시력이 약했다"는 말씀은 "레아는 총기가 결여되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몹시 지치다', '슬프다'라는 뜻의 '레아'라는 이름과 조화를 이룬 모습입니다. 반면에 "라헬은 곱고 아리따우니"라는 표현에서 보듯 동생 라헬은 외모가 아름답고 총명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로 야곱은 그녀를 사랑하게 됩니다. 야곱은 그녀를 얻기 위해 칠 년 동안 외삼촌에게 봉사하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런데 칠 년이 지난 후에 외삼촌 라반이 야곱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다. 라헬 대신 총기가 결여된 레아를 어두운 밤에 야곱에게 보냅니다. 야곱은 다시 칠 년을 더 외삼촌에게 봉사합니다. 라헬을 얻기 위해 십 사년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아까운 시간입니까? 그러나 창세기 저자는 이렇게 말씀합니다.야곱이 라헬을 위하여 칠 년 동안 라반을 섬겼으나 그를 사랑하는 까닭에 칠 년을 며칠 같이 여겼더라 | 창 29:20
야곱은 '라헬을 사랑한'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칠 년을 며칠같이 여기며 시간을 희생시키는데, 오늘 우리는 주로 무엇을 위해 시간을 쏟고 있는 것일까요? 서신서에서 사도 바울은 우리에게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들려줍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 | 롬 8:32
여기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봅니다. 하나님께 '가장 중요한 하나'는 바로 여러분이어서 자기 아들마저 아끼지 아니하시고 내어주셨습니다. 그 사랑에 감동한 바울은 이런 고백을 남깁니다.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기록된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 되며 도살당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함과 같으니라 | 롬 8:35, 36
끊을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이 불가피하게 당신의 외아들을 수난과 죽음에 내어준 것이라면, 그 사랑에 감동하고 감사하게 된 사도들은 주를 위해 도살당할 양처럼 취급받는 삶을 기꺼이 감당하며 살았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고백이 가능하기를 바랍니다.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소유를 팔아 그 밭을 사듯, 진주를 발견한 사람이 소유를 팔아 진주를 사듯, 사랑스러운 여인을 발견한 야곱이 그녀를 얻기 위해 십 사년 금쪽같은 시간을 며칠처럼 여기며 헌신하듯,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희생하셔서 우리 생명을 사시고, 사도들은 주님을 위해 도살당할 양처럼 취급받는 삶을 기꺼이 감당하며 살았듯, 오늘 우리는 무엇을 희생하고, 무엇을 얻어야 하는 것일까요? 김현승 시인은 '내 마음은 마른 나무가지'라는 시에서 지금 자아의 상태를 마음 아파합니다.내 마음은 마른 나무가지
주여
나의 머리 위으로 산가마귀 울음을 호올로
날려 주소서.
내 마음은 마른 나무가지
주여
저 부리 고운 새 새끼들과
창공에 성실하던 그의 어미 그의 잎사귀들도
나의 발부리에 떨여져 바람부는 날은
가랑잎이 되게 하소서.
내마음은 마른 나무가지
주여
나의 육체는 이미 저물었나이다!
사라지는 먼뎃 종소리를 듣게 하소서
마지막 남은 빛을 공중에 흩으시고
어둠 속에 나의 귀를 눈뜨게 하소서.
내 마음은 마른 나무가지
주여
빛은 죽고 밤이 되었나이다!
당신께서 내게 남기신 이 모진 두팔의 형상을 벌려
바람 속에 그러나 바람 속에 나의 간곡한 포옹을
두루 찾게 하소서.
내가 가난할 때......
저 별들이 더욱 맑음을 보올 때.
내가 가난할 때......
당신의 얼굴을 다시금 대할 때.
내가 가난할 때......
내가 육신일 때.
은밀한 곳에 풍성한 생명을 기르시려고,
작은 꽃씨 하나를 두루 찾아
나의 마음 저 보라빛 노을 속에 고이 묻으시는
당신은 오늘 내 집에 오시어
금은 기명과 내 평생의 값진 도구들을
짐짓 문밖에 내어놓으시다.
'내가 가난할 때' 라는 이 시에서 김현승은 자신이 가난할 때, 하나님과의 만남 즉 '당신의 얼굴을 다시금 대할 때'를 매우 의미 있는 시간으로 제시합니다. 그렇게 시인을 찾아오신 하나님께서는, 오늘 그의 집에 오시어 금은 기명과 평생의 값진 도구들을 짐짓 문밖에 내어놓으십니다. 그는 하나님을 죽음 이후가 아닌 현재 만난 것이며, 그분 앞에서 자기가 평생 아끼던 도구들이 하나같이 의미가 없어지더라는 고백입니다. 그리하여 그는 이런 시를 남깁니다.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니인 것도 오직 이 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주시다." (눈물)
■ 관상 | Contemplatio
관상은 '하나님을 보는 기도'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볼 것입니다.
■ 실천 | Praxio
① 영을 따르는 길을 희생하고 육의 길을 달려가고 있지 않은가?
② 육을 따르는 길을 희생하고 영의 길을 힘써 달려가고 있는가?
번호 | 다운로드 | 제목 | Language | 작성일 |
412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6주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
KOR | 2024.11.17 |
411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5주 나를 넘어 하나님께로
|
KOR | 2024.11.10 |
410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4주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
|
KOR | 2024.11.02 |
409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3주 무지한 말로 이치를 가리는 자가 누구니이까
|
KOR | 2024.10.26 |
408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2주 무지한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하는 자
|
KOR | 2024.10.19 |
407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1주 하나님만이 오직 최선이시다
|
KOR | 2024.10.12 |
406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0주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
KOR | 2024.10.05 |
405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18주 땅의 지혜와 위로부터 난 지혜
|
KOR | 2024.09.21 |
404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17주 내 언어의 원천(源泉) 마음
|
KOR | 2024.09.14 |
403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16주 복 있는 눈, 복 있는 귀
|
KOR | 2024.09.07 |
402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15주 장로들의 전통과 하나님 말씀
|
KOR | 2024.09.01 |
401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14주 제2의 본성을 쇄신하라
|
KOR | 2024.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