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PDF
사순절 제5주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
■ 읽기 | Lectio | 읽기는 듣기입니다.
구약 | 겔 37:1-14
1 여호와께서 권능으로 내게 임재하시고 그의 영으로 나를 데리고 가 서 골짜기 가운데 두셨는데 거기 뼈가 가득하더라 2 나를 그 뼈 사방으로 지나가게 하시기로 본즉 그 골짜기 지면에 뼈 가 심히 많고 아주 말랐더라 3 그가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 하시기 로 내가 대답하되 주 여호와여 주께서 아시나이다 4 또 내게 이르시되 너는 이 모든 뼈에게 대언하여 이르기를 너희 마 른 뼈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지어다 5 주 여호와께서 이 뼈들에게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생기를 너희 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6 너희 위에 힘줄을 두고 살을 입히고 가죽으로 덮고 너희 속에 생기 를 넣으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또 내가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리 라 하셨다 하라 7 ○이에 내가 명령을 따라 대언하니 대언할 때에 소리가 나고 움직 이며 이 뼈, 저 뼈가 들어맞아 뼈들이 서로 연결되더라 8 내가 또 보니 그 뼈에 힘줄이 생기고 살이 오르며 그 위에 가죽이 덮이나 그 속에 생기는 없더라 9 또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너는 생기를 향하여 대언하라 생기에게 대언하여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생기야 사 방에서부터 와서 이 죽음을 당한 자에게 불어서 살아나게 하라 하 셨다 하라 10 이에 내가 그 명령대로 대언하였더니 생기가 그들에게 들어가매 그 들이 곧 살아나서 일어나 서는데 극히 큰 군대더라 11 ○또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이 뼈들은 이스라엘 온 족속이라 그들 이 이르기를 우리의 뼈들이 말랐고 우리의 소망이 없어졌으니 우리 는 다 멸절되었다 하느니라 12 그러므로 너는 대언하여 그들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들아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너희로 거기에서 나오게 하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가게 하리라 13 내 백성들아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너희로 거기에서 나오게 한즉 너희는 내가 여호와인 줄을 알리라 14 내가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가 살아나게 하고 내가 또 너 희를 너희 고국 땅에 두리니 나 여호와가 이 일을 말하고 이룬 줄 을 너희가 알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응송 | 시 130
나 곧 내 영혼은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는도다
서신 | 롬 8:6-11
6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 7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하 지 아니할 뿐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 8 육신에 있는 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느니라 9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 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 람이 아니라 10 또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시면 몸은 죄로 말미암아 죽은 것이 나 영은 의로 말미암아 살아 있는 것이니라 11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안에 거하시면 그 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
복음 | 요 11:1-44
1 어떤 병자가 있으니 이는 마리아와 그 자매 마르다의 마을 베다니 에 사는 나사로라 2 이 마리아는 향유를 주께 붓고 머리털로 주의 발을 닦던 자요 병든 나사로는 그의 오라버니더라 3 이에 그 누이들이 예수께 사람을 보내어 이르되 주여 보시옵소서 사랑하시는 자가 병들었나이다 하니 4 예수께서 들으시고 이르시되 이 병은 죽을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 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이 이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게 하려 함이라 하시더라 5 예수께서 본래 마르다와 그 동생과 나사로를 사랑하시더니 6 나사로가 병들었다 함을 들으시고 그 계시던 곳에 이틀을 더 유하시고 7 그 후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유대로 다시 가자 하시니 8 제자들이 말하되 랍비여 방금도 유대인들이 돌로 치려 하였는데 또 그리로 가시려 하나이까 9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낮이 열두 시간이 아니냐 사람이 낮에 다니면 이 세상의 빛을 보므로 실족하지 아니하고 10 밤에 다니면 빛이 그 사람 안에 없는 고로 실족하느니라 11 이 말씀을 하신 후에 또 이르시되 우리 친구 나사로가 잠들었도다 그러나 내가 깨우러 가노라 12 제자들이 이르되 주여 잠들었으면 낫겠나이다 하더라 13 예수는 그의 죽음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나 그들은 잠들어 쉬는 것을 가리켜 말씀하심인 줄 생각하는지라 14 이에 예수께서 밝히 이르시되 나사로가 죽었느니라 15 내가 거기 있지 아니한 것을 너희를 위하여 기뻐하노니 이는 너희 로 믿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그에게로 가자 하시니 16 디두모라고도 하는 도마가 다른 제자들에게 말하되 우리도 주와 함 께 죽으러 가자 하니라 17 ○예수께서 와서 보시니 나사로가 무덤에 있은 지 이미 나흘이라 18 베다니는 예루살렘에서 가깝기가 한 오 리쯤 되매 19 많은 유대인이 마르다와 마리아에게 그 오라비의 일로 위문하러 왔더니 20 마르다는 예수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곧 나가 맞이하되 마리아 는 집에 앉았더라 21 마르다가 예수께 여짜오되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 22 그러나 나는 이제라도 주께서 무엇이든지 하나님께 구하시는 것을 하나님이 주실 줄을 아나이다 23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오라비가 다시 살아나리라 24 마르다가 이르되 마지막 날 부활 때에는 다시 살아날 줄을 내가 아나이다 25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 도 살겠고 26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27 이르되 주여 그러하외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세상에 오시는 하나님 의 아들이신 줄 내가 믿나이다 28 이 말을 하고 돌아가서 가만히 그 자매 마리아를 불러 말하되 선 생님이 오셔서 너를 부르신다 하니 29 마리아가 이 말을 듣고 급히 일어나 예수께 나아가매 30 예수는 아직 마을로 들어오지 아니하시고 마르다가 맞이했던 곳에 그대로 계시더라 31 마리아와 함께 집에 있어 위로하던 유대인들은 그가 급히 일어나 나가는 것을 보고 곡하러 무덤에 가는 줄로 생각하고 따라가더니 32 마리아가 예수 계신 곳에 가서 뵈옵고 그 발 앞에 엎드리어 이르 되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 하더라 33 예수께서 그가 우는 것과 또 함께 온 유대인들이 우는 것을 보시 고 심령에 비통히 여기시고 불쌍히 여기사 34 이르시되 그를 어디 두었느냐 이르되 주여 와서 보옵소서 하니 35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 36 이에 유대인들이 말하되 보라 그를 얼마나 사랑하셨는가 하며 37 그 중 어떤 이는 말하되 맹인의 눈을 뜨게 한 이 사람이 그 사람 은 죽지 않게 할 수 없었더냐 하더라 38 이에 예수께서 다시 속으로 비통히 여기시며 무덤에 가시니 무덤 이 굴이라 돌로 막았거늘 39 예수께서 이르시되 돌을 옮겨 놓으라 하시니 그 죽은 자의 누이 마르다가 이르되 주여 죽은 지가 나흘이 되었으매 벌써 냄새가 나 나이다 40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말이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하시니 41 돌을 옮겨 놓으니 예수께서 눈을 들어 우러러 보시고 이르시되 아 버지여 내 말을 들으신 것을 감사하나이다 42 항상 내 말을 들으시는 줄을 내가 알았나이다 그러나 이 말씀 하 옵는 것은 둘러선 무리를 위함이니 곧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을 그들로 믿게 하려 함이니이다 43 이 말씀을 하시고 큰 소리로 나사로야 나오라 부르시니 44 죽은 자가 수족을 베로 동인 채로 나오는데 그 얼굴은 수건에 싸 였더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풀어 놓아 다니게 하라 하시니라
■ 묵상 | meditatio
① 요 11:24을 묵상하십시오. "마지막 날 부활 때에는 다시 살아날 줄을 아나이다"라는 고백에서 드러나는 마르다의 부활관은 무엇입니까?
② 겔 37:5을 묵상하십시오. 이미 죽은지 오래되어 생명이 없는 뼈를 다시 살아나게 하는 힘은 무엇이라고 말씀하십니까?
③ 롬 8:6-9을 묵상하십시오. '육신의 생각'이 사망인 이유는 무엇이고, '영의 생각'이 생명과 평안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 기 도 | Oratio | 5-10분
■ 묵상 나눔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
죽음의 소문이 세계 곳곳으로부터 들려옵니다. 전 세계가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느라 봄을 봄처럼 살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9(COVID-19)로 인해, 우리나라는 확진 환자 총 9,241 명 중에 131명이 사망했고, 중국, 이탈리아, 미국, 스페인, 독일, 이란 등 세계에서는 확진 환자 총 503,262명 중에 22,340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렇듯 세계가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에도 교회력은 어느덧 사순절의 막바지에 이르러 부활절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서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구속사의 시간흐름이 세상 고통에 대해 무심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 사순절 다섯째 주일의 성서일과를 묵상하노라면 하나님은 죽음에 맞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 세상에 오히려 부활이라는 본질적 희망을 제시하고 계십니다.전통적으로 교회들은 고난주간의 전 주 토요일을 베다니의 나사로가 다시 살아난 것(요 11:1-46)을 기념하는 날로 지킵니다. 예수님께서 죽은 나사로를 다시 살리신 기적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주님의 수난을 앞두고 있는 제자들에게 용기와 확신을 주었습니다. 아직 주님은 죽음을 이기신 승리자가 아닌 모습으로 수난과 죽음을 향해 다가서고 계십니다. 그런 주님을 바라보는 제자들의 마음은 불길함과 어두움에 압도 된 모습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나사로의 부활로 인해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갖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사로의 부활은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나사로의 부활은 그리스도의 부활과 신비롭게 연결되어, 장차 그리스도 부활을 예고하는 예언적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아가서 나사로의 부활은 마지막 날, 모든 의인들의 부활까지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사로의 부활은 영광스럽게도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재창조의 첫 열매'라고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나사로의 부활과 동시에 죽음은 떨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죽음의 죽음'을 예고하는, 생명과 죽음 사이의 치열한 투쟁이 이때부터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나사로의 부활은 생명의 신비를 이해하는 완전한 열쇠를 인류를 향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서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처음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소식을 들으셨을 때, 왜인지 예수님께서는, 나사로가 있는 베다니로 즉시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오히려 나사로의 죽음을 마치 기다리기라도 하신 것처럼 그가 죽은 후에야 "우리 친구 나사로가 잠들었도다 그러나 내가 깨우러 가노라"(요 11:11) 하시며 베다니로 출발을 하십니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요?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소식을 들으신 후 예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병은 죽을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이 이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게 하려 함이라 | 요 11:4
주님은 이 말씀을 베다니에 도착하셨을 때, 마르다에게 다시 한 번 하십니다.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요 11:40) 우리는 이 말씀에서 나사로의 죽음이 하나님의 영광,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의 영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영광이란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모든 사람에게 운명처럼 주어진 생의 밑바닥 중의 밑바닥인 죽음으로부터 부활을 통한 생명을 싹틔워내는 것입니다. 나사로의 부활 사건을 보여주는 성화상들이 많은데, 그중 가장 오래된 작품은 대개 1세기 작품들입니다. 2세기 초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40여 개의 성화상들이 로마의 지하 묘소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성화상들은 단지 두 가지 모습만을 담고 있는데, 죽은 나사로를 일으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과, 온 몸에 수의를 두른 채 무덤 밖으로 걸어 나오는 나사로의 모습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14세기에 이르면서 부터 성화상에 보다 자세한 묘사가 첨가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성화상은 오늘 복음서의 말씀인 요 11:1-46을 따라, 나사로 부활 기적의 외적인 면을 자세하게 묘사해 주고 있습니다. 군중들의 등장은 복음서의 증언대로 나사로의 부활이 군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일어난 것임을 묘사해주고, 바위를 뚫어 만든 나사로의 무덤과 베다니 마을의 벽은, 그 기적이 성벽 바깥쪽에 있는 묘지에서 일어난 것임을 보여줍니다. 사도들 앞으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예수님께서 죽은 나사로의 누이들인 마르다와 마리아와 함께 서 계십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하여 돌이 치워지고 어떤 사람이 무덤을 막았던 돌 곁에서 수의를 개고 있습니다. 이런 묘사는 나사로가 혼자의 힘으로는 무덤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나사로는 "나사로야 나오라"(요 11:43) 하신 명령에 순종해서, 수의로 수족을 감은 채, 무덤에 누워 있던 모습 그대로 무덤 입구에 서 있습니다. 화폭의 군중 중 하나는 "풀어 놓아 다니게 하라"(요 11:44) 하신 주님의 말씀을 따라 나사로의 수의(壽衣)의 끝단을 잡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스스로 풀어버릴 수 없는 수의로부터 그를 풀어놓고 있는 것입니다. 구경 온 사람들은 옷으로 코와 입을 막고 곁에 서 있습니다.이 화폭을 통해 우리가 보는 것은 소위 이 세상의 현상과 질서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썩어 냄새나는 무덤과 같은 현실이며, 그 무덤에 인간의 육체가 죽어 누워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 무덤에서 인간 육체의 생명을 회복시켜 되돌려 놓으셨습니다.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 요 11:25, 26
그러니까 예수님 말씀을 종합하면 나사로의 죽음은 부활 생명을 보여주시려는 하나님의 뜻이 담긴 죽음이었다는 것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삶의 밑바닥에서 갈증하던 수가성의 여인에게는 "내가 주는 물은 네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요 4:14)이라고 말씀하셨던 주님께서, 태어나서 한 번도 빛을 본 적이 없는 맹인에게는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세상의 빛이라"시며 빛을 회복시켜 주셨던(요 9:5-7) 주님께서, 지금 죽음 앞에서 절망하고 있는 마르다에게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라"고 선언해 주십니다.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로서의 주님, '세상의 빛'으로서의 주님, '부활이요 생명'이신 주님, 그래서 주님은 우리의 희망이십니다. 중요한 건 오늘 우리가 이 생명을 경험하고 있으며, 삶 속에서 이 생명으로 살아가고 있느냐는 겁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자녀들이 '지금', '여기'에서 당신을 '샘물로' 경험하고, '빛으로' 경험하고, '생명으로' 경험하며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오늘 구약성경은 우리에게 죽음의 골짜기 하나를 보여줍니다. 어느 날 여호와께서 에스겔 선지자를 이끌어 골짜기 한 가운데 두셨는데 거기에 이미 말라버린 뼈가 널려있었습니다. 아무 희망 없이 말라버린 이 뼈들은 바벨론에 끌려가 돌아올 희망을 다 잃어버린 히브리인들의 처지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또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이 뼈들은 이스라엘 온 족속이라 그들이 이르기를 우리의 뼈들이 말랐고 우리의 소망이 없어졌으니 우리는 다 멸절되었다 하느니라 | 겔 37:11
저는 이 히브리인들의 넋두리에서 우리들 시대의 비극을 보았습니다. 에스겔이 보았던 저 죽음의 골짜기를 지금 전 세계의 사람들이 보고 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기들의 미래에 대해 어떤 희망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죽음보다 더한 절망이 그들을 휘감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물으십니다. "인자야 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겔 37:3a) 에스겔이 뭐라고 대답합니까? "주 여호와여 주께서 아시나이다"(겔 37:3b) 에스겔은 하나님의 질문 앞에서 애매한 대답으로 얼버무립니다. 이미 죽어 뼈가 드러나 버린 그곳에서 에스겔조차도 섣불리 희망을 예단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똑같이 물으셨다면 저나 여러분은 과연 뭐라고 대답을 했을까요? 절망의 밑바닥에서 희망을 갖기란 그렇게 어렵고도 애매한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말씀하십니다.너는 대언하여 그들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들아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너희로 거기에서 나오게 하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가게 하리라 내 백성들아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너희로 거기에서 나오게 한즉 너희는 내가 여호와인 줄을 알리라 내가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가 살아나게 하고 내가 또 너희를 너희 고국 땅에 두리니 나 여호와가 이 일을 말하고 이룬 줄을 너희가 알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 겔 37:12-14
이때 에스겔의 심정이 어떠했을까요? 이제 더 이상은 희망이 없다고 자포자기 했는데, 마른 뼈들처럼 이미 절망이 짙게 드리운 조국을 하나님께서 다시 살리겠다고 하시니 말입니다. 죽은 이들에게 생명을 돌려주는 것은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창조행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12절과 13절에서 두 번 씩이나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너희로 거기에서 나오게 하겠다"시며, "그 때 너희는 내가 여호와임을 알게 되리라"고 말씀하십니다. 문제는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는 겁니다. 어떻게 이 '죽음이 기승을 부리는' 세상에서 '죽음이 가족을 갈라놓는' 이 슬픈 세상에서, 생명의 샘물을 마시며, 영혼을 빛으로 채우고, 부활이 실제로 내 희망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오늘 서신서의 말씀에서 사도 바울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이렇게 내려줍니다.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 | 롬 8:6
사도 바울은 이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성령께서 우리를 생명의 원천이신 하나님께 결합시키시는 바로 그 힘으로 살아갈 것을 권고합니다. 바울은 지금까지 하나님과 결합되는 길을 율법 안에서 찾아왔던 사람입니다. 그는 율법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기를 원했고, 그 열망으로 생의 전부를 율법에 걸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어느 순간, 죽음에서벗어나는 길을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율법 너머에 있는 길이었고, 자기 '의(義)' 너머에 있는 길이었습니다. 그것을 가리켜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영과 하나 되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 | 롬 8:9
이 문장에서 '하나님의 영'과 '그리스도의 영'이 동시에 언급됩니다. 이것은 똑같이 성령을 가리킵니다. 성령이 우리 안에 계셔야만 우리는 육신이 아닌 영에 속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바울은 또 이어서 이렇게 말씀합니다.또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시면 몸은 죄로 말미암아 죽은 것이나 영은 의로 말미암아 살아 있는 것이니라 | 롬 8:10
바울이 깨달은 새로운 길이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님의 영' 즉 '그리스도의 영'이 있어야 우리가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 만이 생명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바울의 이 말을 이해하려면 '살아 있다는 것', '생명을 얻는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새로운 차원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살아 있습니다. 숨을 쉬고, 먹고 배설하고, 생각하고 말을 합니다. 심장이 뛰고, 뇌가 활동합니다. 그러나 곧 죽는다는 사실도 분명합니다. 우리의 생명은 절대적으로 시간에 예속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예외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참으로 믿는 사람은 생명을 시간에 예속되어 있는 생물학적인 목숨만으로 국한하지 않습니다. 생물학적으로 죽고 사는 목숨 너머에 하나님께 속한 진짜 생명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사도 바울이 말씀하는 '하나님의 영', '그리스도의 영'으로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점이 바로 부활입니다. 부활은 '율법의 완성'이고, '의의 완성'이고, '생명의 완성'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마침내 이렇게 말씀합니다.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안에 거하시면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 | 롬 8:11
사도 바울의 이 말씀은 오늘 구약성경의 에스겔의 예언이 성령으로 말미암아 실현된다는 분명한 고백이기도 합니다. "내가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가 살아나게 하겠다"(겔 37:14)던 에스겔 선지자의 예언의 말씀이, 사도 바울에 따르면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실현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이 소망하는 생명은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을 받으신 예수님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막연한 전능자, 창조주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예수님을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하나님이시고, 예수님 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당신 안에서 살리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따라서 성령의 은총 안에서 우리가 그리스도와 결합될 때, 우리는 비로소 예수님의 생명으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 안에서 사는 생명' 이 생명이 바로 부활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영' 즉 '그리스도의 영'이 내 안에 현존하심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것은 하나님을 향한 내 마음의 친밀감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대화가 길어지게 되고, 하나님의 말씀들이 마음에 맴돌게 됩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말씀이 마음에 남아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영'이 내 안에 계시다는 분명한 증거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상태에 있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루시는 일을 바울은 이렇게 단언합니다.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 | 롬 8:11b
오늘 복음서의 나사로는 온 인류의 표상이며 또 각 개인의 표지인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는 육체의 연약함 속에서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를 부활시키심으로 생명의 새 지평을 열어주셨기 때문입니다.나사로야 나오라 | 요 11:43
주님은 그를 무덤에 갇힌 죽음 밖으로 불러내셨습니다. 이것은 단지 죽음에서만 건져내신 것이 아닌, 당신과의 생명의 친교에로 불러내신 것입니다. 그가 죽음을 맞기 이전에는 육체적 우정으로 지냈지만, 무덤에서 새 창조된 이후로는 영적 우정으로 지내자고 주님은 그를 무덤 밖으로 초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전히 세상은 전염병과 죽음과 염려와 눈물에 짓눌려 있습니다. "주여 죽은 지가 나흘이 되었으매 벌써 냄새가 나나이다"(요 11:39) 무덤 앞에서 마르다와 마리아가 그렇게 체념했듯이 우리들 역시 죽음에 체념하며 무덤으로 끌려갑니다. 바로 그런 모습들 때문에 주님은, 지금도 눈물을 흘리실 수밖에 없습니다.(요 11:35) 주님은 당신의 친구 위에 죽음이 맹위를 떨치며 승리하는 것을 보시며, 우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우리를 바라보시는 주님은 과연 어떠한 심정으로 계실까요? 생명의 샘물이요 생명의 빛이신 예수님께 여러분 마음을 더 밀착시키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육의 생각을 버리고 영의 생각으로 사는 것이며, 육의 생명을 넘어 영의 생명을 관상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가오는 부활절이 생명의 노래 가득하고 여러분의 내면이 온통 예수 생명으로 꽃피어지는 진정한 파스카의 날이 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관상 | Contemplatio
관상은 '하나님을 보는 기도'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볼 것입니다.
■ 실천 | Praxio
① 부활을 미래적 사건으로만 이해하고 현실을 절망하고 있지 않은가?
② 예수를 살리신 분이 지금 나에게 주시는 참 생명으로 살고 있는가?
번호 | 다운로드 | 제목 | Language | 작성일 |
412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6주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
KOR | 2024.11.17 |
411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5주 나를 넘어 하나님께로
|
KOR | 2024.11.10 |
410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4주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
|
KOR | 2024.11.02 |
409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3주 무지한 말로 이치를 가리는 자가 누구니이까
|
KOR | 2024.10.26 |
408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2주 무지한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하는 자
|
KOR | 2024.10.19 |
407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1주 하나님만이 오직 최선이시다
|
KOR | 2024.10.12 |
406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20주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
KOR | 2024.10.05 |
405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18주 땅의 지혜와 위로부터 난 지혜
|
KOR | 2024.09.21 |
404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17주 내 언어의 원천(源泉) 마음
|
KOR | 2024.09.14 |
403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16주 복 있는 눈, 복 있는 귀
|
KOR | 2024.09.07 |
402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15주 장로들의 전통과 하나님 말씀
|
KOR | 2024.09.01 |
401 | 다운로드 |
성령강림 후 제14주 제2의 본성을 쇄신하라
|
KOR | 2024.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