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PDF
성령강림 후 제15주 '들음'과 '깨달음'의 영성
■ 읽기 | Lectio
구약 | 아가 2:8-13
8 내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로구나 보라 그가 산에서 달리고 작은 산을 빨리 넘어오는구나 9 내 사랑하는 자는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아서 우리 벽 뒤에 서서 창으로 들여다보며 창살 틈으로 엿보는 구나 10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내 어여쁜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11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12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13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응송 | 시 45
왕은 사람들보다 아름다워 은혜를 입술에 머금으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왕에게 영원히 복을 주시도다
서신 | 약 1:19-25
19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20 사람이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라 21 그러므로 모든 더러운 것과 넘치는 악을 내버리고 너희 영혼을 능히 구원할 바 마음에 심어진 말씀을 온유함으로 받으라 22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 23 누구든지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면 그는 거울로 자기의 생긴 얼굴을 보는 사람과 같아서 24 제 자신을 보고 가서 그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곧 잊어버리거니와 25 자유롭게 하는 온전한 율법을 들여다보고 있는 자는 듣고 잊어버리는 자가 아니요 실천하는 자니 이 사람은 그 행하는 일에 복을 받으리라
복음 | 막 7:1-8, 14-15, 21-23
1 바리새인들과 또 서기관 중 몇이 예루살렘에서 와서 예수께 모여들었다가 2 그의 제자 중 몇 사람이 부정한 손 곧 씻지 아니한 손으로 떡 먹는 것을 보았더라 3 (바리새인들과 모든 유대인들은 장로들의 전통을 지키어 손을 잘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아니하며 4 또 시장에서 돌아와서도 물을 뿌리지 않고서는 먹지 아니하며 그 외 에도 여러 가지를 지키어 오는 것이 있으니 잔과 주발과 놋그릇을 씻음이러라) 5 이에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예수께 묻되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장로들의 전통을 준행하지 아니하고 부정한 손으로 떡을 먹나이까 6 이르시되 이사야가 너희 외식하는 자에 대하여 잘 예언하였도다 기록 하였으되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7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느니라 8 너희가 하나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느니라 14 무리를 다시 불러 이르시되 너희는 다 내 말을 듣고 깨달으라 15 무엇이든지 밖에서 사람에게로 들어가는 것은 능히 사람을 더럽게 하 지 못하되 21 속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 곧 음란과 도둑질과 살인과 22 간음과 탐욕과 악독과 속임과 음탕과 질투와 비방과 교만과 우매함이니 23 이 모든 악한 것이 다 속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 묵상 | meditatio
① 막 7:7을 묵상하십시오. 사람들이 하나님을 헛되이 경배하는 원인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습니까?
② 막 7:21을 묵상하십시오. 속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악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③ 막 7:14b, 약 1:21, 22을 묵상하십시오. 우리가 마음을 회복할 수 있 는 유일한 길은 무엇입니까?
■ 기 도 | Oratio | 5-10분
■ 묵상 나눔
'들음'과 '깨달음'의 영성
4-5세기 경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찾고자 했던 이집트 사막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말씀은 세 가지 의미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살아계신 말씀(로고스)'인데, 이 말씀은 예수님 속에 계시되어 있는 말씀입니다. 둘째는 '기록된 말씀' 즉 성경에 계시된 말씀입니다. 기록된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입니다. 셋째는 입을 통해 나온 '구두의 말씀(레마)'인데, 이것은 겸손한 마음의 선지자에게서 흘러 나와 누군가의 현 상태를 향하여 하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살아 계신 말씀', '기록된 말씀', '구두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세 가지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이 각각의 방식으로 계시된 이 말씀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오늘 성서일과는 우리에게 '들음' 즉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구약성경에서 아가 선지자는 '내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로 표현된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는 산에서 달리고 작은 산을 빨리 넘어와 창틈으로 사랑하는 이를 엿보다가(아 2:8, 9)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며 사랑하는 자를 향해 애타게 호소하십니다.(아 2:10) 서신서에서 사도 야고보는 하나님께서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으셨다"(약 1:18)며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또한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라"고 당부합니다.(약 1:19, 22) 복음서에서 주님은 "너희는 다 내 말을 듣고 깨달으라"(막 7:14) 시며, 밖에서 사람에게로 들어가는 '들음'이 없이,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은 '악한 생각'일 뿐이라고 말씀하십니다.(막 7:15, 21-22) 먼저 복음서의 말씀을 보겠습니다.이에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예수께 묻되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장로들의 전통을 준행하지 아니하고 부정한 손으로 떡을 먹나이까 | 막 7:5
이들이 말하는 '장로들의 전통'이란 바벨론포로기 이후에 서기관들이 만들고 발전시켜 온 '구전율(Oral Torah)'을 가리키는 것이고,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었다'는 것은 위생적이지 않은 손으로 음식 먹은 것에 대한 항의가 아닌, 장로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은 '행위'에 대한 항의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그들은 고질적인 전통주의의 잣대로 예수님과 제자들을 부정한 자로 몰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그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이사야의 예언을 인용해서 대답해 주십니다.이르시되 이사야가 너희 외식하는 자에 대하여 잘 예언하였도다 기록하였으되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느니라 너희가 하나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느니라 | 막 7:6-8
이 장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유대 지도자들은 예수님 일행을 책잡기 위해 자기들이 만든 전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반면에 예수님은 이사야서에 기록된 권위 있는 말씀으로 응대하십니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전통이나 말에는 생명력도 창조의 힘도 없습니다. 그러나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에는 생명력과 창조의 힘이 충만합니다. 우리는 사람의 생명도 말씀으로 창조되었고, 만물도 말씀으로 창조된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죄로 인해 하나님의 형상을 상실한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창조해 주신 능력도 말씀이었습니다. 말씀이 육신으로 오신 이 예수님이 마리아의 태에 성육신하려 하실 때, 그녀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눅 1:38) 이 때 그녀의 순종은 '말씀에 대한 순종'이었습니다. 천사를 통해 전해진 말씀에 대한 그녀의 경청과 순종, 그로 인해 말씀은 그녀 안에서 육신이 될 수 있었습니다. 참다운 거룩함이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그 말씀에 내 마음을 순종(順從)시키는 것이고, 그 말씀에 의해 내 자아가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어지는 주님의 말씀들은 매우 중대한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너희는 다 내 말을 듣고 깨달으라 | 막 7:14
진정한 거룩함은 사람이 정한 전통을 지키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고', '깨달아' 마음을 진리로 채울 때, 그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왜 마음을 말씀으로 채워야 하는지', '왜 내 말을 들어야 하는지'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무엇이든지 밖에서 사람에게로 들어가는 것은 능히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되 | 막 7:15
속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 곧 음란과 도둑질과 살인과 간음과 탐욕과 악독과 속임과 음탕과 질투와 비방과 교만과 우매함이니 이 모든 악한 것이 다 속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 막 7:21-23
밖에서 들어가는 것이 무엇입니까? 사람의 생각이 만들어 낸 것들입니다. 미혹된 마음으로 만들어 낸 전통들입니다. 자신들의 권위를 강화하기 위해 만든 전통이 어느덧 말씀보다 우위를 점하려고 시도될 때, 주님은 '손을 씻지 않고 밥을 먹는 것'보다 오히려 그런 것들이 더럽다고 말씀하십니다. 말씀을 경청하는 것, 그것이 우리 신앙생활의 핵심입니다. 마리아가 하나님의 어머니가 되었을 뿐 아니라, 모든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의 어머니가 된 것은 그녀가 자기 안에서 육신이 된 그 말씀을 경청하고 순종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말씀을 신실하게 경청할 때, 말씀은 우리 안에서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씀이 육신으로 오신 예수님을 바라볼 뿐 아니라, 기록된 그 분의 말씀인 성경을 읽고 묵상해야 합니다. 서신서에서 사도 야고보는 말씀합니다.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 약 1:19
이 말씀에서 '속히' 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타퀴스(ταχύς)' 즉 '준비된'이라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더디하며" 이 말씀은 헬라어로 '브라뒤스(βραδύς)' 즉 '서서히', '서두르지 않는'이라는 뜻입니다.마음에 심어진 말씀을 온유함으로 받으라 | 약 2:21
온유한 사람은 다른 이를 정죄하는 일에 재빠르지 않습니다. 그는 오래 참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오래 참으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어지는 말씀에서 사도 야고보는 참으로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합니다.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 누구든지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면 그는 거울로 자기의 생긴 얼굴을 보는 사람과 같아서 제 자신을 보고 가서 그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곧 잊어버리거니와 자유롭게 하는 온전한 율법을 들여다보고 있는 자는 듣고 잊어버리는 자가 아니요 실천하는 자니 이 사람은 그 행하는 일에 복을 받으리라 | 약 1:22-25
말씀을 듣기만 하고 행하지는 않는 사람을 가리켜서 야고보는 '거울로 자기의 생긴 얼굴을 보고 곧 그 모양을 잊어버리는 사람과 같다'고 했습니다. 말씀을 들을 때는 마음에 찔림을 받기도 하고, 새로운 삶을 다짐도 하지만, 그러나 교회 문을 나서기 무섭게 그 말씀을 잊어버립니다. 말씀의 거울에 자기 실상을 비추어 보고, 일그러진 자기의 삶을 교정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독방에 앉아계신 적이 있으십니까? 신자들에게 독방이란 주님의 말씀이 들려오는 자리입니다. '살아계신 말씀(로고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자리, '기록된 말씀'인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경청하는 자리입니다. 그 독방을 소중히 여기시고, 그 방을 자주 찾아 앉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독방에서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구약성경은 우리를 손꼽아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내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로구나 보라 그가 산에서 달리고 작은 산을 빨리 넘어오는구나 내 사랑하는 자는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아서 우리 벽 뒤에 서서 창으로 들여다보며 창살 틈으로 엿보는구나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 아 2:8-13
산에서 달리고 작은 산을 넘어 마치 창틈으로 사랑하는 이를 엿보는 연인처럼(아 2:8, 9) 하나님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가오셔서 말씀을 경청하는 여러분을 바라보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며 여러분의 손을 잡고 평화의 세계로 이끄십니다.(아 2:10)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들이 노래하는 봄 같은 세상으로 함께 나아가자고(아 2:12),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무르익고 포도나무 꽃에서는 향기가 우러나는 행복이 만개한 세상으로 함께 가자고(아 2:13), 마치 사랑에 빠진 사슴처럼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행복하고 싶으신 겁니다. 그 때 우리는 비로소 나의 독방을 박차고 나가 하나님의 행복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안에 부드럽게 뿌리 내린 말씀에서 이러한 행복이 만개하기를 축복합니다.■ 관상 | Contemplatio
관상은 '하나님을 보는 기도'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볼 것입니다.
■ 실천 | Praxio
① 말씀을 경청하지 않아 마음이 완고해지고 있지 않은가?
② 말씀에의 '경청'이 내 모든 '행함'의 동기가 되고 있는가?
번호 | 다운로드 | 제목 | Language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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