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글터

시장거리에서

시

작성자

한석문

작성일

2018-05-09 15:56

조회

2185

시장거리에서

광안대로를 달려 도착한 광안리에
목련이 단정하다.

해변시장 주변으로 벚꽃은

겸손한 안개꽃처럼
돋보이지 않아서 더 아름답고

햇볕이 실한 시장거리를
오솔길처럼 걷는 사람들

삶에 지친 표정들도
때로는 정겨울 때가 있다

스무살적에는
모내기가 한창인 논둑 길을
연인처럼 사랑하며

맨발로 걸은 적이 있었다

일은 변변히 못했어도
초록으로 덮여 가는 논에서
눈부신 수채화를 보았다

목련과 벚꽃에 반해버린
4월, 시장거리엔

모내기하던 논둑 길만큼이나
두근거리는 가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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