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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강림 후 제24주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11-02 19:36
조회
33
성령강림 후 제24주 (나해) 거룩한 독서
Lectio Divina
■ 내적침묵기도 | Centering Prayer
■ 읽기 | Lectio
구약 | 룻 1:1-18
1 사사들이 치리하던 때에 그 땅에 흉년이 드니라 유다 베들레헴에 한 사람이 그의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모압 지방에 가서 거류하 였는데 2 그 사람의 이름은 엘리멜렉이요 그의 아내의 이름은 나오미요 그의 두 아들의 이름은 말론과 기룐이니 유다 베들레헴 에브랏 사람들이 더라 그들이 모압 지방에 들어가서 거기 살더니 3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이 죽고 나오미와 그의 두 아들이 남았으며 4 그들은 모압 여자 중에서 그들의 아내를 맞이하였는데 하나의 이름 은 오르바요 하나의 이름은 룻이더라 그들이 거기에 거주한 지 십 년쯤에 5 말론과 기룐 두 사람이 다 죽고 그 여인은 두 아들과 남편의 뒤에 남았더라 6 ○그 여인이 모압 지방에서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을 돌보시사 그들 에게 양식을 주셨다 함을 듣고 이에 두 며느리와 함께 일어나 모압 지방에서 돌아오려 하여 7 있던 곳에서 나오고 두 며느리도 그와 함께 하여 유다 땅으로 돌아 오려고 길을 가다가 8 나오미가 두 며느리에게 이르되 너희는 각기 너희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가라 너희가 죽은 자들과 나를 선대한 것 같이 여호와께서 너 희를 선대하시기를 원하며 9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허락하사 각기 남편의 집에서 위로를 받게 하 시기를 원하노라 하고 그들에게 입 맞추매 그들이 소리를 높여 울며 10 나오미에게 이르되 아니니이다 우리는 어머니와 함께 어머니의 백 성에게로 돌아가겠나이다 하는지라 11 나오미가 이르되 내 딸들아 돌아가라 너희가 어찌 나와 함께 가려 느냐 내 태중에 너희의 남편 될 아들들이 아직 있느냐 12 내 딸들아 되돌아 가라 나는 늙었으니 남편을 두지 못할지라 가령 내가 소망이 있다고 말한다든지 오늘 밤에 남편을 두어 아들들을 낳는다 하더라도 13 너희가 어찌 그들이 자라기를 기다리겠으며 어찌 남편 없이 지내겠 다고 결심하겠느냐 내 딸들아 그렇지 아니하니라 여호와의 손이 나 를 치셨으므로 나는 너희로 말미암아 더욱 마음이 아프도다 하매 14 그들이 소리를 높여 다시 울더니 오르바는 그의 시어머니에게 입 맞추되 룻은 그를 붙좇았더라 15 ○나오미가 또 이르되 보라 네 동서는 그의 백성과 그의 신들에게 로 돌아가나니 너도 너의 동서를 따라 돌아가라 하니 16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17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 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는지라 18 나오미가 룻이 자기와 함께 가기로 굳게 결심함을 보고 그에게 말 하기를 그치니라
응송 | 시 146
야곱의 하나님을 자기의 도움으로 삼으며 여호와 자기 하나님에 게 자기의 소망을 두는 자는 복이 있도다
서신 | 히 9:11-14
11 그리스도께서는 장래 좋은 일의 대제사장으로 오사 손으로 짓지 아니한 것 곧 이 창조에 속하지 아니한 더 크고 온전한 장막으로 말미암아 12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하지 아니하고 오직 자기의 피로 영원한 속 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 13 염소와 황소의 피와 및 암송아지의 재를 부정한 자에게 뿌려 그 육 체를 정결하게 하여 거룩하게 하거든 14 하물며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흠 없는 자기를 하나님께 드린 그리스도의 피가 어찌 너희 양심을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못하겠느냐
복음 | 막 12:28-34
28 서기관 중 한 사람이 그들이 변론하는 것을 듣고 예수께서 잘 대답 하신 줄을 알고 나아와 묻되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니이까 29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 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30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31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32 서기관이 이르되 선생님이여 옳소이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그 외 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신 말씀이 참이니이다 33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또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전체로 드리는 모 든 번제물과 기타 제물보다 나으니이다 34 예수께서 그가 지혜 있게 대답함을 보시고 이르시되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 하시니 그 후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
■ 묵상 | meditatio
① 막 12:32-34을 묵상하십시오. 지혜 있게 대합한 서기관을 보며 예 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무엇이며, 어떻게 성찰하십니까?
② 룻 1:16, 17의 룻의 고백을 묵상하십시오. 룻이 이 고백을 할 수 있 었던 내적 힘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③ 히 9:14을 묵상하십시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말미암아 흠 없는 자기를 하나님께 드린"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 기 도 | Oratio | 5-10분
■ 묵상 나눔
그는 예수님께서 적대자들의 물음에 '잘 대답하시는 것을 보고'(막 12:28a) 자신의 가슴에 오랜 숙제로 남아있던 '모든 계명들 가운데 으뜸 되는 계명'에 대한 물음을 예수님께 드린 것입니다. 그에게 진리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고 느껴서인지 예수님께서도 이 사람과의 대화 끝에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막 12:34) 라고 화답해 주십니다. "멀지 않도다"라는 예수님의 이 화답 속에는 구도자적인 그의 자세에 대한 칭찬과 '독려' 혹은 '격려'의 의미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은 아니다"라는
경계의 의미도 있었습니다. '모든 계명 중에 첫째'를 묻는 그의 구도자적인 자세가 하나님 나라에 가까운 자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아직 믿음의 과제는 남아있다는 말씀입니다. 그 남아있는 믿음의 과제가 무엇인지 주님은 이렇게 부연(敷衍)해 주십니다.
■ 관상 | Contemplatio
관상은 '하나님을 보는 기도'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볼 것입니다.
■ 실천 | Exercitatio
① 하나님 사랑을 몰라 이웃도 사랑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② 계명으로서의 사랑을 넘어 예수사랑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Lectio Divina
■ 내적침묵기도 | Centering Prayer
■ 읽기 | Lectio
구약 | 룻 1:1-18
1 사사들이 치리하던 때에 그 땅에 흉년이 드니라 유다 베들레헴에 한 사람이 그의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모압 지방에 가서 거류하 였는데 2 그 사람의 이름은 엘리멜렉이요 그의 아내의 이름은 나오미요 그의 두 아들의 이름은 말론과 기룐이니 유다 베들레헴 에브랏 사람들이 더라 그들이 모압 지방에 들어가서 거기 살더니 3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이 죽고 나오미와 그의 두 아들이 남았으며 4 그들은 모압 여자 중에서 그들의 아내를 맞이하였는데 하나의 이름 은 오르바요 하나의 이름은 룻이더라 그들이 거기에 거주한 지 십 년쯤에 5 말론과 기룐 두 사람이 다 죽고 그 여인은 두 아들과 남편의 뒤에 남았더라 6 ○그 여인이 모압 지방에서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을 돌보시사 그들 에게 양식을 주셨다 함을 듣고 이에 두 며느리와 함께 일어나 모압 지방에서 돌아오려 하여 7 있던 곳에서 나오고 두 며느리도 그와 함께 하여 유다 땅으로 돌아 오려고 길을 가다가 8 나오미가 두 며느리에게 이르되 너희는 각기 너희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가라 너희가 죽은 자들과 나를 선대한 것 같이 여호와께서 너 희를 선대하시기를 원하며 9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허락하사 각기 남편의 집에서 위로를 받게 하 시기를 원하노라 하고 그들에게 입 맞추매 그들이 소리를 높여 울며 10 나오미에게 이르되 아니니이다 우리는 어머니와 함께 어머니의 백 성에게로 돌아가겠나이다 하는지라 11 나오미가 이르되 내 딸들아 돌아가라 너희가 어찌 나와 함께 가려 느냐 내 태중에 너희의 남편 될 아들들이 아직 있느냐 12 내 딸들아 되돌아 가라 나는 늙었으니 남편을 두지 못할지라 가령 내가 소망이 있다고 말한다든지 오늘 밤에 남편을 두어 아들들을 낳는다 하더라도 13 너희가 어찌 그들이 자라기를 기다리겠으며 어찌 남편 없이 지내겠 다고 결심하겠느냐 내 딸들아 그렇지 아니하니라 여호와의 손이 나 를 치셨으므로 나는 너희로 말미암아 더욱 마음이 아프도다 하매 14 그들이 소리를 높여 다시 울더니 오르바는 그의 시어머니에게 입 맞추되 룻은 그를 붙좇았더라 15 ○나오미가 또 이르되 보라 네 동서는 그의 백성과 그의 신들에게 로 돌아가나니 너도 너의 동서를 따라 돌아가라 하니 16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17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 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는지라 18 나오미가 룻이 자기와 함께 가기로 굳게 결심함을 보고 그에게 말 하기를 그치니라
응송 | 시 146
야곱의 하나님을 자기의 도움으로 삼으며 여호와 자기 하나님에 게 자기의 소망을 두는 자는 복이 있도다
서신 | 히 9:11-14
11 그리스도께서는 장래 좋은 일의 대제사장으로 오사 손으로 짓지 아니한 것 곧 이 창조에 속하지 아니한 더 크고 온전한 장막으로 말미암아 12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하지 아니하고 오직 자기의 피로 영원한 속 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 13 염소와 황소의 피와 및 암송아지의 재를 부정한 자에게 뿌려 그 육 체를 정결하게 하여 거룩하게 하거든 14 하물며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흠 없는 자기를 하나님께 드린 그리스도의 피가 어찌 너희 양심을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못하겠느냐
복음 | 막 12:28-34
28 서기관 중 한 사람이 그들이 변론하는 것을 듣고 예수께서 잘 대답 하신 줄을 알고 나아와 묻되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니이까 29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 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30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31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32 서기관이 이르되 선생님이여 옳소이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그 외 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신 말씀이 참이니이다 33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또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전체로 드리는 모 든 번제물과 기타 제물보다 나으니이다 34 예수께서 그가 지혜 있게 대답함을 보시고 이르시되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 하시니 그 후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
■ 묵상 | meditatio
① 막 12:32-34을 묵상하십시오. 지혜 있게 대합한 서기관을 보며 예 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무엇이며, 어떻게 성찰하십니까?
② 룻 1:16, 17의 룻의 고백을 묵상하십시오. 룻이 이 고백을 할 수 있 었던 내적 힘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③ 히 9:14을 묵상하십시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말미암아 흠 없는 자기를 하나님께 드린"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 기 도 | Oratio | 5-10분
■ 묵상 나눔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제자로서 하인리히 수소와 함께 14세기 독일 신비주의를 이끈 인물로 '요한네스 타울러(Johannes Tauler)'라는 신학자이며 수도자가 있습니다. 1320년대에 있었던 기근과 1348년 즈음 유럽을 휩쓴 페스트의 창궐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심판을 떠올리게 했고,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영성 생활에 관심을 기울이던 때, 타울러는 '하나님의 친구들'(Friends of God) 운동을 펼치며 당시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이끌었습니다. 그는 종교인들이 외형적 모습에 지나치게 관심을 기울이는 현상을 나무라면서 내적 생명력을 중시했는데, 그의 설교에는 '하나님의 내재(內在)'라든지, '내적 빛'과 같은 표현이 많이 있었습니다. 마틴 루터 역시 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루터는 그를 '독일교회의 아버지'라고 불렀습니다. 그가 한 설교 중 22개를 묶어서 독일어로 출판한 '완덕에의 길'이란 책이 있습니다. '완덕에의 길'의 결론적인 주제는 독일 신비주의의 근본 사상이라 할 수 있는 '인간 영혼과 하나님과의 연합'에 있습니다. 타울러의 설교의 중심주제는 항상 '하나님과의 연합'이고, 이 주제를 중심으로 '어떻게 하나님과 연합할 것이냐' 하는 모색과 성찰이 나머지 설교의 주제가 됩니다. 무엇보다 그는 하나님과 연합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노력이 표면적인 겉치레를 벗어나 내면의 중심을 새로이 하는 것에 집중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그러기 위해 '자기를 부인해야 할 것', 그리고 '성령의 임재와 현존 가운데 있어야 할 것'을 끊임없이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타울러는 이 두 가지 노력을 통해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와 '하나님을 거짓으로 사랑하는 자'를 구분해서 보여줍니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와 거짓으로 사랑하는 자의 차이는 '그가 표면적 겉치레를 벗고 내면의 중심을 기경(起耕)해 하나님과 참으로 연합하고 있느냐'에서 판가름 난다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서의 말씀은 서기관 중 한 사람이 예수님을 찾아와서 '모든 계명 중 첫째가 무엇이냐'(막 12:28b)고 묻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디아스포라 유대교의 교리문답 교육에서 유래한 물음이 서기관 즉 유다의 한 율법학자에 의해 제기된 것입니다. 그런데 마가에 따르면 율법학자의 이 질문은 그 이전에 예수님을 찾아와서 질문을 던졌던 바리새인이나 헤롯당원들, 그리고 사두개인들의 질문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었습니다. 바리새인과 헤롯당원들은 예수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황제에게 세금 바치는 문제로 질문을 했었고(막 12:13-17), 사두개인들은 부활이 없다고 믿는 자신들의 속내를 숨기고 '계대 결혼(繼代 結婚 levirate marriage)' 을 언급하며, 부활 후에는 여인이 형제 중 누구의 아내가 되겠느냐고(막 12:18-23) 물은 것에 비해 율법학자의 질문은 순수하게 진리를 향한 물음이었기 때문입니다.그는 예수님께서 적대자들의 물음에 '잘 대답하시는 것을 보고'(막 12:28a) 자신의 가슴에 오랜 숙제로 남아있던 '모든 계명들 가운데 으뜸 되는 계명'에 대한 물음을 예수님께 드린 것입니다. 그에게 진리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고 느껴서인지 예수님께서도 이 사람과의 대화 끝에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막 12:34) 라고 화답해 주십니다. "멀지 않도다"라는 예수님의 이 화답 속에는 구도자적인 그의 자세에 대한 칭찬과 '독려' 혹은 '격려'의 의미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은 아니다"라는
경계의 의미도 있었습니다. '모든 계명 중에 첫째'를 묻는 그의 구도자적인 자세가 하나님 나라에 가까운 자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아직 믿음의 과제는 남아있다는 말씀입니다. 그 남아있는 믿음의 과제가 무엇인지 주님은 이렇게 부연(敷衍)해 주십니다.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 막 12:29-30
여기서 눈여겨보게 되는 것은 예수님께서 당시 유대인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신 6:4, 5절을 근거로 말씀하신 사실입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이스라엘의 신앙 신조라 할 수 있는 '쉐마(들으라 עמשׁ)'를 인용한 예수님의 이 말씀은 서기관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을 것입니다. 더욱이 예수님은 인간 생명을 이루는 세 가지 조화 즉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어떤 계명보다도 앞서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한 구절 안에서 이미 예수님은 온전한 인간상을 제시하고 계십니다. 육체적 본성인 마음, 이성적 본성인 뜻, 그리고 이 둘을 아우르는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에 참된 인간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모차르트에 대한 신학적 접근으로 쓰인 '하나님은 음악이시다'에서 저자인 '레기날드 링엔바하'는 이렇게 말합니다. "모짜르트의 연주를 듣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를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음악을 듣고 이해하는 것에 있어서도 연주자를 사랑하는 것이 우선하는데,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런 신앙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가르침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주님은 이어지는 말씀에서 둘째 계명을 언급하십니다.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 막 12:31
둘째 계명으로서의 '이웃 사랑' 역시 구약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레 19:18절에 보면 "원수를 갚지 말며 동포를 원망하지 말며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의 이웃이라는 개념은 자기 동족만을 가리키는 것이고, 이 말씀이 예수님에 의해 재해석될 때는 훨씬 광범위한 이웃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유대인만이 아닌 사마리아 사람과 여인과 아이들까지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로 그리고 이웃으로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이 말씀은 마태도 누가도 중요한 비중을 두고 기록하고 있는데, 마태는 마 22:37-39절에서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라고 '크고 첫째 된 계명'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소개한 후에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신 말씀 바로 앞에 "둘째도 그와 같으니" 라는 말씀을 소개함으로서 첫째 계명 못지않게 둘째 계명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누가는 눅 10:27절에서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소개한 후에, 바로 이어서 "그러면 내 이웃이 누구니이까"(눅 10:29)라는 율법 교사의 질문을 소개하고, 이어지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서 진정한 이웃의 정의를 새로이 내려주십니다. 그러면 마가는 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첫째 계명과 둘째 계명으로 소개하는 걸까요? 마치 이웃 사랑이 하나님 사랑에 종속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것은 아마도 진정한 이웃 사랑이 우리의 인격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을 사랑하는 신앙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분명히 하려는 뜻에서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게 될 때야, 비로소 필연적으로 발견하게 되는 실체가 이웃입니다. 그래서 우리 삶의 첫 자리에는 반드시 하나님이 계셔야 합니다. 인간의 인격과 삶의 품위도 하나님께서 내 마음의 첫 자리에 계실 때 가능하고, 이웃을 '나와 분리된 자'가 아닌 '내 몸'으로 발견하게 되는 것도 하나님께서 내 마음의 첫 자리에 계실 때 가능합니다. 그러고 보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서로 상호보완적으로 결속되어 있습니다. 하나님 사랑 없는 이웃 사랑은 변질되기 쉽고, 이웃 사랑으로 이어지지 못한 하나님 사랑은 거짓 신앙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오늘 복음서의 서기관은 슬기롭게도 예수님 말씀의 뜻을 알아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화답합니다.선생님이여 옳소이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오 그 외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신 말씀이 참이니이다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또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전체로 드리는 모든 번제물과 기타 제물보다 나으니이다 | 막 12:32-33
주님도 그에게 화답해 주십니다.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막 12:34). 그런데 이 지점에서 우리가 성찰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에 가까이 가는 것과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다릅니다. 예수님께서 서기관에게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라고 말씀해 주신 것은 그에게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동시에 '아직'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는 아직 율법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그의 대답은 율법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그가 하나님 나라 안으로 들어가려면, 무엇보다 먼저 '가장 큰 계명보다 더 크신 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생명을 자기의 믿음으로 받아들여 에덴동산에서 잃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해야 합니다. '요한네스 타울러'의 말처럼 그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과 연합함으로 '완덕에의 길'로 들어서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복음이고 하나님 나라의 진수입니다. 이것이 은혜요 구원이며 기쁨이요 복입니다. 오늘 구약의 말씀에 등장하는 룻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 그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에 가까이 가는 것과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다름을 우리는 룻이라는 여인을 통해 봅니다. 나오미란 여인이 오랜 기근을 피해 남편 엘리멜렉과 두 아들 말론과 기룐과 함께 고향 베들레헴을 떠나 모압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채 그곳에 적응하기도 전에 그만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연에서인지 두 아들마저 채 얼마 못 살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오미의 심정이 어떠했을까요? 훗날 그녀가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그녀를 반겨주는 고향 사람들에게 '나를 마라라 불러 달라'고 한 것에서 그녀의 심정이 아프게 드러납니다. '마라'는 '쓰다'는 뜻입니다. 모압은 나오미에게 쓴 땅이었습니다. 나오미가 모압을 떠나기로 작정하고, 두 며느리를 불러 각자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갈 것을 당부하며 이렇게 말합니다.여호와의 손이 나를 치셨으므로 나는 너희로 말미암아 더욱 마음이 아프도다 | 룻 1:13b
오르바는 눈물로 작별하고 시어머니의 곁을 떠납니다. 누구도 이 여인을 책망할 수 없습니다. 오르바는 상식선에서 처신한 것입니다. 그러나 룻의 마음은 상식선을 넘어섭니다. 시어머니의 가슴에 새겨진 상처와 홀로 흘린 눈물을 너무나 잘 알기에 룻은 시어머니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룻은 단호히 말합니다.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 룻 1:16-17
사람의 사람다움은 자기 초월에 있다고 합니다. 룻은 욕망이 잡아끄는 대로 처신하지 않고, 시어머니와 아픔을 함께하는 길을 택합니다. 오르바가 시어머니에게 가까이 있었다면, 룻은 시어머니 나오미의 인생에 화육해서 시어머니와 연합을 이루어냅니다. 룻은 시어머니 나오미와 연합을 이룸으로서 나오미의 하나님과도 연합을 이루어 냅니다. 그리고 그 연합을 통해 마침내 룻은 예수님께서 역사 속으로 오시는 다리가 됩니다. 하나님은 룻이라는 여인의 사랑을 엮어 세상에 구원의 다리를 놓으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룻은 예수님을 빼어 닮았고, 예수님의 사랑을 미리 보여준 여인이 됩니다. 오늘 서신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흠 없는 자기를 하나님께 드린 그리스도의 피가 어찌 너희 양심을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못하겠느냐 | 히 9:14
룻은 사랑을 통해 시어머니와 자기 구원을 이루었고, 예수님은 사랑을 통해 우리의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신앙은 사랑을 통해 표현됩니다. 오늘 우리는 성찬례에 참여함으로서 '가장 큰 계명보다 더 크신 이'로서 당신의 피를 기꺼이 흘려주신 주님의 사랑을 먹고 마십니다. 이 사랑을 먹고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먹고, 사랑으로 삶으로서 하나님 나라에서 멀지 않은 곳이 아닌, 하나님 나라 안에 있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그 기쁨이 영혼에 넘치시기를 축복합니다.■ 관상 | Contemplatio
관상은 '하나님을 보는 기도'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볼 것입니다.
■ 실천 | Exercitatio
① 하나님 사랑을 몰라 이웃도 사랑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② 계명으로서의 사랑을 넘어 예수사랑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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