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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강림 후 제9주 지금 나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7-29 12:51
조회
713
성령강림 후 제9주 (가해) 거룩한 독서
Lectio Divina
■ 내적침묵기도 | Centering Prayer
■ 읽기 | Lectio
구약 | 창 29:16-28
16 라반에게 두 딸이 있으니 언니의 이름은 레아요 아우의 이름은 라 헬이라 17 레아는 시력이 약하고 라헬은 곱고 아리따우니 18 야곱이 라헬을 더 사랑하므로 대답하되 내가 외삼촌의 작은 딸 라 헬을 위하여 외삼촌에게 칠 년을 섬기리이다 19 라반이 이르되 그를 네게 주는 것이 타인에게 주는 것보다 나으니 나와 함께 있으라 20 야곱이 라헬을 위하여 칠 년 동안 라반을 섬겼으나 그를 사랑하는 까닭에 칠 년을 며칠 같이 여겼더라 21 ○야곱이 라반에게 이르되 내 기한이 찼으니 내 아내를 내게 주소 서 내가 그에게 들어가겠나이다 22 라반이 그 곳 사람을 다 모아 잔치하고 23 저녁에 그의 딸 레아를 야곱에게로 데려가매 야곱이 그에게로 들어가니라 24 라반이 또 그의 여종 실바를 그의 딸 레아에게 시녀로 주었더라 25 야곱이 아침에 보니 레아라 라반에게 이르되 외삼촌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행하셨나이까 내가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을 섬기지 아 니하였나이까 외삼촌이 나를 속이심은 어찌됨이니이까 26 라반이 이르되 언니보다 아우를 먼저 주는 것은 우리 지방에서 하 지 아니하는 바이라 27 이를 위하여 칠 일을 채우라 우리가 그도 네게 주리니 네가 또 나 를 칠 년 동안 섬길지니라 28 야곱이 그대로 하여 그 칠 일을 채우매 라반이 딸 라헬도 그에게 아내로 주고
응송 | 시 105
이르시기를 내가 가나안 땅을 네게 주어 너희에게 할당된 소유가 되게 하리라 하셨도다
서신 | 롬 8:26-39
26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 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27 마음을 살피시는 이가 성령의 생각을 아시나니 이는 성령이 하나 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 28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29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 게 하려 하심이니라 30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31 ○그런즉 이 일에 대하여 우리가 무슨 말 하리요 만일 하나님이 우 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32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 33 누가 능히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들을 고발하리요 의롭다 하신 이 는 하나님이시니 34 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 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자시니라 35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 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36 기록된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 되며 도살당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함과 같으니라 37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 넉히 이기느니라 38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 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39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 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복음 | 마 13:31-33, 44-52
31 또 비유를 들어 이르시되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32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33 또 비유로 말씀하시되 천국은 마치 여자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으니라 44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45 ○또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46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사느니라 47 ○또 천국은 마치 바다에 치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과 같으니 48 그물에 가득하매 물 가로 끌어내고 앉아서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못된 것은 내버리느니라 49 세상 끝에도 이러하리라 천사들이 와서 의인 중에서 악인을 갈라 내어 50 풀무 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갈리라 51 ○이 모든 것을 깨달았느냐 하시니 대답하되 그러하오이다 52 예수께서 이르시되 그러므로 천국의 제자 된 서기관마다 마치 새 것과 옛것을 그 곳간에서 내오는 집주인과 같으니라
■ 묵상 | meditatio
① 창 29:20을 묵상하십시오. 야곱이 7년을 며칠같이 여겼던 건, 누구를 '위하여' 혹은 '사랑하여'라고 했습니까?
② 마 13:44-46을 묵상하십시오. 각각 보화와 진주를 발견한 사람들이 그것을 얻기 위해 보인 태도는 무엇입니까?
③ 롬 8:32, 36을 묵상하십시오. 사도들이 기꺼이 죽임을 당하고 도살 당할 양같이 여김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 기 도 | Oratio | 5-10분
■ 묵상 나눔
'이타미 준(伊丹潤)'이라는 재일동포 건축가가 있습니다. 한국 이름은 유동룡(庾東龍)인데, 주로 자연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흙, 돌, 나무 같은 소재로 사람의 체온이 느껴지는 건축물을 발표해왔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은 저마다 어떤 순간에 부들부들 떨리는 감동과 만나곤 한다고 합니다. 그 역시 어느 비 내리는 날, 뜰 한 구석에 있는 벽을 무심코 쳐다보다가 얼룩인지 낙서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그림 비슷한 것을 발견하고는 근처에 떨어져 있던 못을 주워 살짝 덧그린 적이 있었습니다. 아주 사소한 몸짓이었고 최소한의 덧붙임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음 순간, 그 그림에 넋을 잃고 가슴마저 두근거렸는데, 아마도 그 글자인지 얼룩인지 모를 추상화 같은 것에 자신을 자극하는 뭔가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건축가를 자처하면서도 어떤 날 어떤 때는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책인 '돌과 바람의 소리'를 쓰던 즈음에는 먹과 화지(和紙) 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림의 완성도보다 첫 체험의 신선함, 먹 냄새에 젖은 눅눅한 선이 자신을 흥분하게 하고, 한 장 두 장 그리면서 감정이 점점 고조되는 순간, 자신의 마음은 부르르 떨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애정은 건축에 있음을 '건축은 인간에 대한 찬가' 라고 한 그의 고백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순간에 부들부들 떨리는 감동과 만납니까? 어떤 때에 넋을 잃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음이 떨립니까? 오늘 성서일과의 말씀들을 읽다보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무언가에 반응하며 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구약성경에는 낯선 곳에서 한 여인을 만나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을 싹틔워 가는 '라헬의 남자 야곱' 이야기가 나오고, 복음서는 땅속에 묻힌 보화를 발견하고 자기의 모든 세간을 팔아 그 땅을 사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반면 서신서에서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바울에 따르면 하나님은 '당신의 아들을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죽음에 내어주신 분'(롬 8:32)이십니다. 태초에 사람을 만드시고 심히 좋아하셨던 하나님은 오직 사람만이 당신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먼저 구약성경을 보겠습니다. 여기 라헬이라는 한 여인을 사랑해서 그녀를 얻기 위해 긴 세월을 할애하는 야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그의 삶을 계속 따라가다 보면 그의 서사(敍事)가 줄곧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언니와 동생간의 질투로 인해 막장드라마 같은 볼썽사나운 가정사가(창 30:1-24) 펼쳐지는가 하면, 품삯을 놓고 벌이는 외삼촌 라반과의 흥정이나 지난하게 펼쳐지는 재산 싸움은(창 30:25-43), 성경 속 이야기라 믿기 어렵습니다. 어느 날 야곱이 외삼촌 라반의 안색(顔色)을 보니 자기에게 대하여 전과 같지 않았습니다(창 31:2). 하나님께서도 더 이상 야곱을 하란에 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셨는지,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창 31:3)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야곱은 곱게 떠나지 않습니다. 라헬과 레아를 들로 불러내 외삼촌에 대한 갖은 험담을 늘어놓은 끝에(창 31:4-15), 형을 피해 도망 온지 이십년 만에 다시 무슨 작전을 펼치듯 하란 땅을 떠나갑니다(창 31:16-20). 돌아보면 그가 하란에 온 표면적인 목적이 아내를 얻기 위해(창 28:1, 2)였기 때문에 그가 보낸 시간들이 모두 헛된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가 족장으로서 감당해야 할 소명을 생각할 때는, 하란에서 보낸 이십 년이 아까운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야곱을 보면서 우리 삶과 지향을 성찰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의 시간과 열정을 들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복음서에 보면 야곱과 결이 다른 것에 가슴 부풀리며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투자한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했을 때, 그 동안 자신이 자랑스러워 해왔던 것들이 한낱 허섭스레기 같은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기 위해 자기가 자랑해 온 모든 것을 배설물처럼 버렸습니다(빌 3:7-9). 보화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의 것을 잃지 않고는 절대로 얻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우연히 그 보화를 발견한 것에 비해 값진 진주를 발견한 상인은 좋은 진주를 의도적으로 찾아다니다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듯이 그리스도인은 의도적으로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 안에 있기 위해 기도와 독서와 묵상과 그 밖의 오감을 동원해 그리스도를 탐구합니다. 모든 진리는 탐구하는 자의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구하라', '찾으라', '문을 두드리라'(마 7:7)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구하는 이는 받을 것이고,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고,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입니다(마 7:8). 우리가 마음 부르르 떨려하고 가슴 두근거려 하며,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그 태도를 성 헤지키우스는 '깨어 경계함'이라고 요약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해줍니다. 깨어 경계함은 모든 덕, 모든 계명을 받아들이는 방법입니다. 그것은 마음의 고요입니다. 정신적인 심상들로부터 자유할 때 그것이 지성을 보호해 줍니다. 영혼이 내적 경계와 깊이를 알 수 없는 고요, 은밀하고 기이한 관상의 깊음, 제대로 알고 평가하는 겸손, 정직과 사랑 등을 이루려면 생각들에 의해 분심되지 않은 예수 그리스도의 기도와 깨어 경계함이 기초되어야 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진주를 발견하기는 하지만 치를 대가가 비싸고 힘들어 사지 않습니다. 가끔 찾아가서 바라보며 눈요기나 할 뿐. 그래서 그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긴 하지만 그러나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혹 상인이 발견하고 찾아낸 진주가 진품인 줄 알면서도 '있는 것'을 다 팔 용기가 없어서 그것을 사지 못한다면 그는 매우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천국을 찾고 있습니까? 그 나라가 정령 나에게 있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확신은 서 있습니까? 그래서 그 나라를 얻기 위해, 덜 중요한 것들을 기꺼이 마다할 용의와 용기를 가지고 있습니까? 오늘 복음서의 두 비유는 우리가 어떻게 천국을 소유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지혜와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내가 찾아 발견한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 안에 있는 천국이 진정으로 생명의 나라이며 영원한 나라라는 믿음과 확신을 가졌다면, 우리는 깨어 경계함으로 그분 말씀을 읽고 묵상해야 할 것이고, 그 말씀을 생각들에 의해 분심되지 않은 마음의 기초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은 이어지는 비유를 통해 우리에게 더욱 선명한 격려와 경고를 남기십니다.
이런 얘기를 들었어. 엄마가 깜박 잠이 든 사이 아기는 어떻게 올라갔는지 난간 위에서 놀고 있었대. 아기가 모르는 난간 밖은 허공이었지. 잠에서 깨어난 엄마는 난간의 아기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이름을 부르려 해도 입이 떨어지지 않았어. 아가,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엄마는 숨을 죽이며 아기에게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어. 그러고는 온몸의 힘을 모아 아기를 끌어안았어. 그런데 아기를 향해 내뻗은 두 손에 잡힌 것은 허공 한 줌뿐이었지. 그 순간 엄마는 숨이 멈춰버렸어. 다행히 아기는 엄마 쪽으로 굴러떨어졌지. 죽은 엄마는 꿈에서 깬 듯 우는 아기를 안고 병원으로 달렸어. 아기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 말고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울음을 그치고 아기는 잠이 들었어. 죽은 엄마는 아기를 안고 집으로 돌아와 아랫목에 눕혔어. 아기를 토닥거리면서 그 옆에 누운 엄마는 그 후로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어. 죽은 엄마는 그제야 마음 놓고 죽을 수 있었던 거야.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이 서술시를 소개하면서 "엄마는 숨을 죽이며 아기에게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어"라는 표현에 대해 "숨을 죽이며"는 숨을 참는다는 뜻에 불과하지만, 이 경우만큼은 엄마가 이미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는 뜻처럼 느껴질 지경이라고 했습니다. 아기를 향해 손을 뻗었으나 '허공 한줌'만이 손에 잡혔을 때, 순간 엄마는 숨이 그만 멈춰버렸다는 말에 공감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기를 살려야 하므로 엄마는 자기 죽음의 완성을 허락지 않습니다. 아기를 살려낸 후에 아랫목에 눕히고 토닥거리면서 그 옆에 누운 엄마는 그제야 마음 놓고 죽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바로 이런 거 아닙니까? 그 마음을 안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도무지 우리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어, 우리를 살리시려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셨는데, 그 마음이 얼마나 확고한지 환난도 역경도 박해도 굶주림도 우리를 그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없다면, 이제부터 자신도 주를 위해 도살당할 양처럼 천대받는 삶을 기꺼이 살아가겠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과연 무엇에 가슴 두근거리고 마음 부르르 떨려하며 살아가는 것일까요? 어떤 순간에 부들부들 떨리는 감동과 만나고, 무엇에 넋을 잃고 거기 몰두해 사는 것일까요? 라헬을 보고 마음이 떨린 야곱이 그녀를 얻기 위해 십 사년 금쪽같은 시간을 며칠처럼 여기며 투자하듯,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소유를 팔아 그 밭을 사고, 진주를 발견한 사람이 소유를 팔아 진주를 사듯, 우리를 향한 사랑 때문에 예수님께서 당신 목숨을 버려 우리의 생명을 사듯, 예수님의 사랑을 절절하게 깨달은 바울이, 그 후로는 자기가 주님을 위해 도살당할 양처럼 천대받는 삶을 기꺼이 감당하며 살아내듯, 우리도 무엇엔가 감동되어 가슴 두근대며 살려 한다면 그 '무엇'이 숭고해야 하겠습니다.
■ 관상 | Contemplatio
관상은 '하나님을 보는 기도'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볼 것입니다.
■ 실천 | Praxio
① 영을 따르는 길을 희생하고 육의 길을 달려가고 있지 않은가?
② 육을 따르는 길을 희생하고 영의 길을 힘써 달려가고 있는가?
Lectio Divina
■ 내적침묵기도 | Centering Prayer
■ 읽기 | Lectio
구약 | 창 29:16-28
16 라반에게 두 딸이 있으니 언니의 이름은 레아요 아우의 이름은 라 헬이라 17 레아는 시력이 약하고 라헬은 곱고 아리따우니 18 야곱이 라헬을 더 사랑하므로 대답하되 내가 외삼촌의 작은 딸 라 헬을 위하여 외삼촌에게 칠 년을 섬기리이다 19 라반이 이르되 그를 네게 주는 것이 타인에게 주는 것보다 나으니 나와 함께 있으라 20 야곱이 라헬을 위하여 칠 년 동안 라반을 섬겼으나 그를 사랑하는 까닭에 칠 년을 며칠 같이 여겼더라 21 ○야곱이 라반에게 이르되 내 기한이 찼으니 내 아내를 내게 주소 서 내가 그에게 들어가겠나이다 22 라반이 그 곳 사람을 다 모아 잔치하고 23 저녁에 그의 딸 레아를 야곱에게로 데려가매 야곱이 그에게로 들어가니라 24 라반이 또 그의 여종 실바를 그의 딸 레아에게 시녀로 주었더라 25 야곱이 아침에 보니 레아라 라반에게 이르되 외삼촌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행하셨나이까 내가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을 섬기지 아 니하였나이까 외삼촌이 나를 속이심은 어찌됨이니이까 26 라반이 이르되 언니보다 아우를 먼저 주는 것은 우리 지방에서 하 지 아니하는 바이라 27 이를 위하여 칠 일을 채우라 우리가 그도 네게 주리니 네가 또 나 를 칠 년 동안 섬길지니라 28 야곱이 그대로 하여 그 칠 일을 채우매 라반이 딸 라헬도 그에게 아내로 주고
응송 | 시 105
이르시기를 내가 가나안 땅을 네게 주어 너희에게 할당된 소유가 되게 하리라 하셨도다
서신 | 롬 8:26-39
26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 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27 마음을 살피시는 이가 성령의 생각을 아시나니 이는 성령이 하나 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 28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29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 게 하려 하심이니라 30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31 ○그런즉 이 일에 대하여 우리가 무슨 말 하리요 만일 하나님이 우 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32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 33 누가 능히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들을 고발하리요 의롭다 하신 이 는 하나님이시니 34 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 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자시니라 35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 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36 기록된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 되며 도살당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함과 같으니라 37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 넉히 이기느니라 38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 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39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 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복음 | 마 13:31-33, 44-52
31 또 비유를 들어 이르시되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32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33 또 비유로 말씀하시되 천국은 마치 여자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으니라 44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45 ○또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46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사느니라 47 ○또 천국은 마치 바다에 치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과 같으니 48 그물에 가득하매 물 가로 끌어내고 앉아서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못된 것은 내버리느니라 49 세상 끝에도 이러하리라 천사들이 와서 의인 중에서 악인을 갈라 내어 50 풀무 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갈리라 51 ○이 모든 것을 깨달았느냐 하시니 대답하되 그러하오이다 52 예수께서 이르시되 그러므로 천국의 제자 된 서기관마다 마치 새 것과 옛것을 그 곳간에서 내오는 집주인과 같으니라
■ 묵상 | meditatio
① 창 29:20을 묵상하십시오. 야곱이 7년을 며칠같이 여겼던 건, 누구를 '위하여' 혹은 '사랑하여'라고 했습니까?
② 마 13:44-46을 묵상하십시오. 각각 보화와 진주를 발견한 사람들이 그것을 얻기 위해 보인 태도는 무엇입니까?
③ 롬 8:32, 36을 묵상하십시오. 사도들이 기꺼이 죽임을 당하고 도살 당할 양같이 여김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 기 도 | Oratio | 5-10분
■ 묵상 나눔
나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
'이타미 준(伊丹潤)'이라는 재일동포 건축가가 있습니다. 한국 이름은 유동룡(庾東龍)인데, 주로 자연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흙, 돌, 나무 같은 소재로 사람의 체온이 느껴지는 건축물을 발표해왔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은 저마다 어떤 순간에 부들부들 떨리는 감동과 만나곤 한다고 합니다. 그 역시 어느 비 내리는 날, 뜰 한 구석에 있는 벽을 무심코 쳐다보다가 얼룩인지 낙서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그림 비슷한 것을 발견하고는 근처에 떨어져 있던 못을 주워 살짝 덧그린 적이 있었습니다. 아주 사소한 몸짓이었고 최소한의 덧붙임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음 순간, 그 그림에 넋을 잃고 가슴마저 두근거렸는데, 아마도 그 글자인지 얼룩인지 모를 추상화 같은 것에 자신을 자극하는 뭔가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건축가를 자처하면서도 어떤 날 어떤 때는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책인 '돌과 바람의 소리'를 쓰던 즈음에는 먹과 화지(和紙) 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림의 완성도보다 첫 체험의 신선함, 먹 냄새에 젖은 눅눅한 선이 자신을 흥분하게 하고, 한 장 두 장 그리면서 감정이 점점 고조되는 순간, 자신의 마음은 부르르 떨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애정은 건축에 있음을 '건축은 인간에 대한 찬가' 라고 한 그의 고백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순간에 부들부들 떨리는 감동과 만납니까? 어떤 때에 넋을 잃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음이 떨립니까? 오늘 성서일과의 말씀들을 읽다보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무언가에 반응하며 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구약성경에는 낯선 곳에서 한 여인을 만나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을 싹틔워 가는 '라헬의 남자 야곱' 이야기가 나오고, 복음서는 땅속에 묻힌 보화를 발견하고 자기의 모든 세간을 팔아 그 땅을 사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반면 서신서에서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바울에 따르면 하나님은 '당신의 아들을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죽음에 내어주신 분'(롬 8:32)이십니다. 태초에 사람을 만드시고 심히 좋아하셨던 하나님은 오직 사람만이 당신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먼저 구약성경을 보겠습니다. 여기 라헬이라는 한 여인을 사랑해서 그녀를 얻기 위해 긴 세월을 할애하는 야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라반에게 두 딸이 있으니 언니의 이름은 레아요 아우의 이름은 라헬이라 레아는 시력이 약하고 라헬은 곱고 아리따우니 야곱이 라헬을 더 사랑하므로 대답하되 내가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에게 칠 년을 섬기리이다 | 창 29:16-18
대개 사랑은 우물에서 싹틉니다. 야곱 역시 우물가에서 라헬을 본 순간 가슴이 몹시도 두근거렸던 것 같습니다. 야곱은 라헬을 아내삼기 위해 칠 년 동안 외삼촌을 섬겨 일을 하겠다고 자청합니다. 칠 년이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님에도 그녀를 향한 사랑이 얼마나 깊었던지, '며칠 같이 여겼더라"(창 29:20)라고 창세기 저자는 말합니다. 그런데 칠 년이 지난 후 외삼촌 라반이 야곱과 맺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라헬 대신 그녀의 언니인 레아를 어두운 밤에 야곱에게 보냅니다. 야곱이 속아 넘어간 것은 순진해서이기도 하지만, 등불을 켜지 않은 채 철저히 예법에 맞게 혼례가 치러졌기 때문이라고 성 요한 크리소스톰은 창세기 강해에서 해석했습니다. 반면 외삼촌 라반의 계략에 대해서도 크리소스톰은 관대하게 해석해줍니다. 그가 얼마나 선한 사람을 오랫동안 곁에 두고 싶어 했는지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목적이 선했다 하더라도 그의 거짓말까지 미화될 수는 없습니다. 야곱이 사랑한 여인은 라헬이었습니다. 창세기 저자는 야곱이 라헬을 사랑한 이유를 "라헬은 곱고 아리따우니"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반면 레아는 시력이 약했습니다. "시력이 약하고"(창 29:17)라는 말씀을 히브리어 원문에서 보면 '라코트 레아 웨에네' 즉 '레아의 눈은 약하였다'인데, '시력이 약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총기가 결여되었다'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아마도 레아가 흐릿하고 광채 없는 눈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야곱의 순애보를 보십시오. 야곱은 다시 칠 년을 더 외삼촌에게 봉사합니다. 라헬을 얻기 위해 십사년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의 순애보가 감동스럽고, 그의 집념에는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그런데 이어지는 그의 삶을 계속 따라가다 보면 그의 서사(敍事)가 줄곧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언니와 동생간의 질투로 인해 막장드라마 같은 볼썽사나운 가정사가(창 30:1-24) 펼쳐지는가 하면, 품삯을 놓고 벌이는 외삼촌 라반과의 흥정이나 지난하게 펼쳐지는 재산 싸움은(창 30:25-43), 성경 속 이야기라 믿기 어렵습니다. 어느 날 야곱이 외삼촌 라반의 안색(顔色)을 보니 자기에게 대하여 전과 같지 않았습니다(창 31:2). 하나님께서도 더 이상 야곱을 하란에 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셨는지,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창 31:3)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야곱은 곱게 떠나지 않습니다. 라헬과 레아를 들로 불러내 외삼촌에 대한 갖은 험담을 늘어놓은 끝에(창 31:4-15), 형을 피해 도망 온지 이십년 만에 다시 무슨 작전을 펼치듯 하란 땅을 떠나갑니다(창 31:16-20). 돌아보면 그가 하란에 온 표면적인 목적이 아내를 얻기 위해(창 28:1, 2)였기 때문에 그가 보낸 시간들이 모두 헛된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가 족장으로서 감당해야 할 소명을 생각할 때는, 하란에서 보낸 이십 년이 아까운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야곱을 보면서 우리 삶과 지향을 성찰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의 시간과 열정을 들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복음서에 보면 야곱과 결이 다른 것에 가슴 부풀리며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투자한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또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사느니라 | 마 13:44-46
이른 바 '한 쌍의 비유'로도 알려진 두 개의 비유 즉 '밭에 감추인 보화의 비유'와 '값진 진주의 비유'에서 주님은 하나의 동일한 가르침을 전해주시는데, 반복이라는 기술로 그 중요성을 강조하십니다. 우리는 이 비유가 '천국에 대한 비유'라는 사실을 염두(念頭)에 두고 읽어야 합니다. 이 두 비유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먼저 두 비유의 공통점부터 보면, 보화를 발견한 사람과 진주를 발견한 사람이 동일하게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돈으로 보화와 진주를 사들였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이 각각의 비유에 등장하는 두 사람에게 있어 천국은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 귀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차이점으로는,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우연히 그 보화를 발견한 것에 비해, 값진 진주를 발견한 상인은 좋은 진주를 의도적으로 찾아다니다 발견한 점입니다. 첫 번째 비유에서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우연히 그 보화를 발견한 사실에서는 하나님의 은혜가 강조되어 있습니다. 그가 농부인지 지나던 행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뜻밖의 행운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교회학자인 성 힐라리우스의 '마태복음 주해'에 따르면, 그렇듯 밭에 숨겨진 보화는 뜻밖의 선물이신 '성육하신 주님'을 가리킵니다. 천국은 이 그리스도 '안에' 있으며, 그리스도와 '함께' 있고, 또한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보화를 발견했다고 해서 무조건 자기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보화가 숨겨진 이 밭을 사기 위해 자기의 재산을 모두 팔아야만 했습니다. 천국은 한 마디로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인데, '나'라고 하는 '밭'에 '말씀'으로 뿌려져서 숨겨져 있는 '보화이신 그리스도'를 발견한 사람은 그리스도를 얻기 위해 지금껏 내가 기대고 살아온 것들을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의 가치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이루어져 있는 천국의 행복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했을 때, 그 동안 자신이 자랑스러워 해왔던 것들이 한낱 허섭스레기 같은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기 위해 자기가 자랑해 온 모든 것을 배설물처럼 버렸습니다(빌 3:7-9). 보화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의 것을 잃지 않고는 절대로 얻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우연히 그 보화를 발견한 것에 비해 값진 진주를 발견한 상인은 좋은 진주를 의도적으로 찾아다니다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듯이 그리스도인은 의도적으로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 안에 있기 위해 기도와 독서와 묵상과 그 밖의 오감을 동원해 그리스도를 탐구합니다. 모든 진리는 탐구하는 자의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구하라', '찾으라', '문을 두드리라'(마 7:7)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구하는 이는 받을 것이고,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고,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입니다(마 7:8). 우리가 마음 부르르 떨려하고 가슴 두근거려 하며,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그 태도를 성 헤지키우스는 '깨어 경계함'이라고 요약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해줍니다. 깨어 경계함은 모든 덕, 모든 계명을 받아들이는 방법입니다. 그것은 마음의 고요입니다. 정신적인 심상들로부터 자유할 때 그것이 지성을 보호해 줍니다. 영혼이 내적 경계와 깊이를 알 수 없는 고요, 은밀하고 기이한 관상의 깊음, 제대로 알고 평가하는 겸손, 정직과 사랑 등을 이루려면 생각들에 의해 분심되지 않은 예수 그리스도의 기도와 깨어 경계함이 기초되어야 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진주를 발견하기는 하지만 치를 대가가 비싸고 힘들어 사지 않습니다. 가끔 찾아가서 바라보며 눈요기나 할 뿐. 그래서 그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긴 하지만 그러나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혹 상인이 발견하고 찾아낸 진주가 진품인 줄 알면서도 '있는 것'을 다 팔 용기가 없어서 그것을 사지 못한다면 그는 매우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천국을 찾고 있습니까? 그 나라가 정령 나에게 있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확신은 서 있습니까? 그래서 그 나라를 얻기 위해, 덜 중요한 것들을 기꺼이 마다할 용의와 용기를 가지고 있습니까? 오늘 복음서의 두 비유는 우리가 어떻게 천국을 소유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지혜와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내가 찾아 발견한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 안에 있는 천국이 진정으로 생명의 나라이며 영원한 나라라는 믿음과 확신을 가졌다면, 우리는 깨어 경계함으로 그분 말씀을 읽고 묵상해야 할 것이고, 그 말씀을 생각들에 의해 분심되지 않은 마음의 기초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은 이어지는 비유를 통해 우리에게 더욱 선명한 격려와 경고를 남기십니다.
또 천국은 마치 바다에 치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과 같으니 그물에 가득하매 물 가로 끌어내고 앉아서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못된 것은 내버리느니라 세상 끝에도 이러하리라 천사들이 와서 의인 중에서 악인을 갈라내어 풀무 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갈리라 | 마 13:47-50
이 비유는 지난 주 복음서의 내용인 '가라지의 비유'(마 13:24-30)와 비슷합니다. 곡식과 가라지가 함께 뒤섞여 있는 논밭처럼,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뒤섞여 있는 그물처럼, 지금은 천국을 얻은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가시적인 세상에서 두루 섞여 살고 있지만, 그날에는 모든 것이 선명하게 밝혀질 것입니다. 우리는 삶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너절하게 많은 것에 매여 살기보다는 본질적인 한 가지를 추구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하나'를 꼭 붙잡는 것, 그것이 멋진 삶입니다. 서신서에서 사도 바울은 우리에게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들려줍니다.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당신의 아들까지 아낌없이 내어주신 하나님께서 그 아들과 함께 무엇이든지 다 주시지 않겠습니까? | 롬 8:32 공동번역
여기, 바울이 전해주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우리를 위해 당신 아들까지 아낌없이 내어주신 분, 그 아들과 함께 무엇이든지 다 주시는 분이십니다. 나희덕의 시 '허공 한 줌'으로 혹시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 헤아려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이런 얘기를 들었어. 엄마가 깜박 잠이 든 사이 아기는 어떻게 올라갔는지 난간 위에서 놀고 있었대. 아기가 모르는 난간 밖은 허공이었지. 잠에서 깨어난 엄마는 난간의 아기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이름을 부르려 해도 입이 떨어지지 않았어. 아가,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엄마는 숨을 죽이며 아기에게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어. 그러고는 온몸의 힘을 모아 아기를 끌어안았어. 그런데 아기를 향해 내뻗은 두 손에 잡힌 것은 허공 한 줌뿐이었지. 그 순간 엄마는 숨이 멈춰버렸어. 다행히 아기는 엄마 쪽으로 굴러떨어졌지. 죽은 엄마는 꿈에서 깬 듯 우는 아기를 안고 병원으로 달렸어. 아기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 말고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울음을 그치고 아기는 잠이 들었어. 죽은 엄마는 아기를 안고 집으로 돌아와 아랫목에 눕혔어. 아기를 토닥거리면서 그 옆에 누운 엄마는 그 후로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어. 죽은 엄마는 그제야 마음 놓고 죽을 수 있었던 거야.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이 서술시를 소개하면서 "엄마는 숨을 죽이며 아기에게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어"라는 표현에 대해 "숨을 죽이며"는 숨을 참는다는 뜻에 불과하지만, 이 경우만큼은 엄마가 이미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는 뜻처럼 느껴질 지경이라고 했습니다. 아기를 향해 손을 뻗었으나 '허공 한줌'만이 손에 잡혔을 때, 순간 엄마는 숨이 그만 멈춰버렸다는 말에 공감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기를 살려야 하므로 엄마는 자기 죽음의 완성을 허락지 않습니다. 아기를 살려낸 후에 아랫목에 눕히고 토닥거리면서 그 옆에 누운 엄마는 그제야 마음 놓고 죽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바로 이런 거 아닙니까? 그 마음을 안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혹 위험이나 칼입니까? 우리의 처지는, "우리는 종일토록 당신을 위하여 죽어갑니다. 도살당할 양처럼 천대받습니다."라는 성서의 말씀대로입니다 | 롬 8:35, 36 공동번역
하나님의 마음은 도무지 우리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어, 우리를 살리시려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셨는데, 그 마음이 얼마나 확고한지 환난도 역경도 박해도 굶주림도 우리를 그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없다면, 이제부터 자신도 주를 위해 도살당할 양처럼 천대받는 삶을 기꺼이 살아가겠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과연 무엇에 가슴 두근거리고 마음 부르르 떨려하며 살아가는 것일까요? 어떤 순간에 부들부들 떨리는 감동과 만나고, 무엇에 넋을 잃고 거기 몰두해 사는 것일까요? 라헬을 보고 마음이 떨린 야곱이 그녀를 얻기 위해 십 사년 금쪽같은 시간을 며칠처럼 여기며 투자하듯,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소유를 팔아 그 밭을 사고, 진주를 발견한 사람이 소유를 팔아 진주를 사듯, 우리를 향한 사랑 때문에 예수님께서 당신 목숨을 버려 우리의 생명을 사듯, 예수님의 사랑을 절절하게 깨달은 바울이, 그 후로는 자기가 주님을 위해 도살당할 양처럼 천대받는 삶을 기꺼이 감당하며 살아내듯, 우리도 무엇엔가 감동되어 가슴 두근대며 살려 한다면 그 '무엇'이 숭고해야 하겠습니다.
■ 관상 | Contemplatio
관상은 '하나님을 보는 기도'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볼 것입니다.
■ 실천 | Praxio
① 영을 따르는 길을 희생하고 육의 길을 달려가고 있지 않은가?
② 육을 따르는 길을 희생하고 영의 길을 힘써 달려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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