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PDF
성령강림절 하나 되게 하시는 성령
Lectio Divina
■ 내적침묵기도 | Centering Prayer
■ 읽기 | Lectio
사도행전 | 행 2:1-21
1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2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3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 나씩 임하여 있더니 4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 5 ○그 때에 경건한 유대인들이 천하 각국으로부터 와서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더니 6 이 소리가 나매 큰 무리가 모여 각각 자기의 방언으로 제자들이 말 하는 것을 듣고 소동하여 7 다 놀라 신기하게 여겨 이르되 보라 이 말하는 사람들이 다 갈릴리 사람이 아니냐 8 우리가 우리 각 사람이 난 곳 방언으로 듣게 되는 것이 어찌 됨이냐 9 우리는 바대인과 메대인과 엘람인과 또 메소보다미아, 유대와 갑바 도기아, 본도와 아시아, 10 브루기아와 밤빌리아, 애굽과 및 구레네에 가까운 리비야 여러 지 방에 사는 사람들과 로마로부터 온 나그네 곧 유대인과 유대교에 들어온 사람들과 11 그레데인과 아라비아인들이라 우리가 다 우리의 각 언어로 하나님 의 큰 일을 말함을 듣는도다 하고 12 다 놀라며 당황하여 서로 이르되 이 어찌 된 일이냐 하며 13 또 어떤 이들은 조롱하여 이르되 그들이 새 술에 취하였다 하더라 14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서서 소리를 높여 이르되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들아 이 일을 너희로 알게 할 것이니 내 말에 귀를 기울이라 15 때가 제 삼 시니 너희 생각과 같이 이 사람들이 취한 것이 아니라 16 이는 곧 선지자 요엘을 통하여 말씀하신 것이니 일렀으되 17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18 그 때에 내가 내 영을 내 남종과 여종들에게 부어 주리니 그들이 예언할 것이요 19 또 내가 위로 하늘에서는 기사를 아래로 땅에서는 징조를 베풀리니 곧 피와 불과 연기로다 20 주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변하여 어두워지고 달 이 변하여 피가 되리라 21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하였느니라
응송 | 시 104
주의 영을 보내어 그들을 창조하사 지면을 새롭게 하시나이다
서신 | 고전 12:3-13
3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알리노니 하나님의 영으로 말하는 자는 누 구든지 예수를 저주할 자라 하지 아니하고 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 4 ○은사는 여러 가지나 성령은 같고 5 직분은 여러 가지나 주는 같으며 6 또 사역은 여러 가지나 모든 것을 모든 사람 가운데서 이루시는 하나님은 같으니 7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 8 어떤 사람에게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지혜의 말씀을, 어떤 사람에게 는 같은 성령을 따라 지식의 말씀을, 9 다른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으로 믿음을, 어떤 사람에게는 한 성령 으로 병 고치는 은사를, 10 어떤 사람에게는 능력 행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예언함을, 어떤 사 람에게는 영들 분별함을, 다른 사람에게는 각종 방언 말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방언들 통역함을 주시나니 11 이 모든 일은 같은 한 성령이 행하사 그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 누어 주시는 것이니라 12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13 우리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고 또 다 한 성령을 마시게 하셨느니라
복음 | 요 7:37-39
37 명절 끝날 곧 큰 날에 예수께서 서서 외쳐 이르시되 누구든지 목 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38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 나오리라 하시니 39 이는 그를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 (예수 께서 아직 영광을 받지 않으셨으므로 성령이 아직 그들에게 계시지 아니하시더라)
■ 묵상 | meditatio
① 요 7:38-39을 묵상하십시오. "나를 믿는 자는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신 말씀은 무엇을 가리켜 하신 말씀입니까?
② 행 2:4을 묵상하십시오. 제자들에게 성령이 충만하게 임했을 때, 제 자들의 언어는 무엇을 따라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까?
③ 고전 12:3, 7-8을 묵상하십시오.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는 언어 중에 는 어떠한 것들이 있습니까?
■ 기 도 | Oratio | 5-10분
■ 묵상 나눔
하나 되게 하시는 성령
지금 우리는 교회력 중 부활절과 함께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절기인, 성령강림절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부활절과 성령강림절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부활시기가 마무리되는 찰나에 성령강림절을 맞이하게 됨으로써 '오순(五旬)' 즉 50일 간 작목해 온 부활신앙의 결실을 맺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강림하신 오순절(五旬節 pentecost)은 쉰 번째를 뜻하는 그리스어입니다. 사순절(四旬節)이 사십 일을 뜻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오순절은 원래 유대인들이 하나님께서 친히 내리신 명령(출 23:14-17)에 따라 거행한 세 가지 중요한 절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3월과 4월 사이에 오는 유월절, 5월과 6월 사이에 오는 오순절, 9월과 10월에 지켰던 초막절, 이 세 절기가 유대인의 3대 절기인데, 예루살렘에서 떨어져 사는 어른 남자들은 이 절기 동안 성전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순례를 나섰기 때문에 '순례의 절기'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 절기들을 곰곰이 묵상하다 보면 하나님의 시간이 신비하기만 합니다. 하나님께서 유월절을 지키도록 명령하실 때, 몇 백 년 후 성자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그 절기 기간에 일어나도록 정해놓으셨다면, 하나님께서 오순절을 지키도록 명령하실 때는 몇 백 년 후에 성령을 사도들 위에 보내셔서 교회가 탄생하도록 정해놓으신 것입니다. 또 애굽의 압제로부터 히브리들을 해방하신 유월절이 죄와 사망의 압제에서 온 인류를 해방하신 사건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무사히 추수를 마친 것을 경축하는 오순절은 성령의 강림으로 인해 수많은 영혼이 감동해 교회가 시작되는 사건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을 목도하면서 우리는 사람을 구원하시려고 시간까지 세세하게 활용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지혜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주에 우리가 묵상한 그리스도의 승천(昇天)은 부활의 절정이며 동시에 성령강림의 서곡(序曲)이기도 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의미심장한 한 마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볼지어다 내가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으로 입혀질 때까지 이 성에 머물라"(눅 24:49). 이때부터 제자들은 '땅'에 붙박여 있던 시선을 들어 저마다 새로운 이상(理想)을 가슴에 품게 되었습니다. 그 새로운 이상이란 바로 '아버지의 약속'이었고, '위로부터의 능력으로' 덧입혀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아직 살의가 남아있는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날마다 성전에서 하나님을 찬송하며(눅 24:53) 기다렸습니다. 성령강림은 바로 그 때, 유대인들의 여름추수 절기에 해당되는 오순절에, 약속을 기다리던 제자들에게 일어난 사건입니다. 이렇게 '약속하신대로', '위로부터', '능력으로' 입혀진 성령강림은 예수님 부활의 가장 완성된 열매였습니다. 이렇게 성령강림을 통해 예수님의 부활이 완결되고, 또 성령강림을 기점으로 교회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교회를 '성령의 피조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성령과 교회, 그리고 성령과 그리스도인은 불가분리(不可分離)의 관계를 이룰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성서일과의 말씀들은 모두 성령께서 우리에게 임재 하셔서 끼치시는 유익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복음서에서 예수님은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요 7:38)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어 요한의 설명이 이어지는데,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생수의 강'이란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요 7:39)을 뜻한다는 것입니다.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는 오늘 말씀에서 제자들에게 성령이 임하셨을 때의 상황을 소개합니다. 그 때 제자들은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행 2:4) 말하기를 시작하였고, 사람들은 "우리가 다 우리의 각 언어로 하나님의 큰일을 말함을 듣는도다"(행 2:11)라며 놀라워합니다.
서신서에서 사도 바울은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12:7) 라며 성령으로 말미암은 유익에 대해 열거합니다. 바울에 따르면 성령으로 말미암은 유익은 지혜의 말씀과 지식의 말씀(고전 12:8)을 갖추는 것, 각각의 은사를 통한 소통(고전 12:9-11), 그리고 한 성령으로 하나 되는 것(고전 12:12-13) 등이었습니다. 복음서의 말씀을 먼저 보겠습니다.
명절 끝날 곧 큰 날에 예수께서 서서 외쳐 이르시되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 이는 그를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 | 요 7:37-39a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초막절의 마지막 날 선포하신 말씀입니다. 초막절기 동안 제사장은 매일 실로암 연못에서 물을 길어 제단에 붓는 의식을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수가성 여인의 대화(요 4:9-26)에서도 우리가 보듯이, 그 물은 마시고 또 마셔도 다시 목마를 그런 물이었습니다. 성령이 오시기 전까지 아직 인간은 목마르며, 나약함이 가득하고, 생명 없는 '흙먼지'일 뿐인 그런 존재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이미 오셔서 함께 계시고, 말씀도 주시는데 왜 사람들은 목마름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일까요? 예수님의 존재가 의미가 없는 것일까요? 예수님의 말씀이 의미가 없는 것일까요? 그런데 요한은 이 이야기의 마지막에 이렇게 의미 있는 주석을 덧붙여 놓았습니다.(예수께서 아직 영광을 받지 않으셨으므로 성령이 아직 그들에게 계시지 아니하시더라) | 요 7:39b
그래서 제자들은 심지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후에도 좀처럼 평강을 회복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면 다시 주님의 말씀을 따라가 봅니다. 주님은 "목마르거든 내게로 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말씀의 샘물을 마시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어떻겠다는 겁니까?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그리고 요한은 이어서 이렇게 주석을 붙입니다. "이는 그를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 주님께로 가서 그 분의 말씀을 경청하고 주님과의 친밀감 속에 있을 때, 성령께서 오셔서 우리를 채우실 것입니다. 바로 그 상황을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라고 예수님께서는 표현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수가성 여인에게도 같은 말씀을 하신 바 있습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요 4:14)구약성경 역시 성령의 임재하심을 물의 공급을 통해 설명했었습니다. 예를 들면 사 44:3, 4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나는 목마른 자에게 물을 주며 마른 땅에 시내가 흐르게 하며 나의 영을 네 자손에게, 나의 복을 네 후손에게 부어 주리니 그들이 풀 가운데에서 솟아나기를 시냇가의 버들 같이 할 것이라" 성령께서 강림하셔서 우리 안에 임재하실 때의, 그 놀라운 변화를 체험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오늘 사도행전의 제자들처럼 주님의 약속을 꼭 잡고 기도부터 해야 합니다.오순절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 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여 있더니 | 행 2:1-3
누가가 증언하는 이 오순절 사건에서는 예수님의 모습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고, 하나님의 음성도 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누가는 어떤 현상을 보여줍니다.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온 집안을 가득히 채웠고,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이 각 사람 위에서 보였습니다. 시리아의 성 에프렘은 '낙원 찬가'에서 자신의 영적 상상력을 통해 이 순간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습니다.복된 사도들이
한 자리에 모이자
사방이 뒤흔들리며
낙원의 향내가
제 있을 곳을 찾아내어
그 향기를 뿜어내니
사자(使者)들이 기뻐하며
그들에게 배움 받은 손님들이
그분의 잔치에 오도다.
그분께서는 그들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시니
인류를 사랑하는 분이시기 때문이로다.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 | 행2:4
우리도 영적 상상력을 동원해서 추론해 보면, 베드로는 페르시아 말을 하고, 야고보는 그리스 말을 하고, 요한은 이집트 말을 하고, 안드레는 블레셋 말을 했을지 모릅니다. 빌립은 갑바도기아 말을 하고, 바돌로매는 시리아 말을 하고, 도마는 아시아 말을 하고, 마태는 리비야 말을 하고, 시몬은 구레네 말을 했을 지도 모릅니다. 성령께서는 그들이 평생 모르고 살아왔던 다른 나라의 언어들로 말하게 하셨습니다. 이들은 다른 나라 언어를 사용해서 외국인들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요? 후기 유다전승에 의하면 성령강림 당시 각 나라에서 예루살렘에 온 순례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각자 자기나라의 언어로 들을 수 있도록, 성령께서는 70개 정도의 방언이 들려오게 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각기 다른 나라 언어로 말한 것은 다른 것 아닌 하나님 말씀이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예수님과 제자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답답했던 것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소통 부재의 역사는 다름 아닌 바벨탑 사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힙을 모아 착한 일을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힘을 합해 사악한 일을 하기도 합니다. 건축술이 점점 발달하면서, 자신들의 건축술에 도취된 사람들이 말합니다.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창 11:4). 이 교만함이 급기야는 소통의 장벽을 자처하고 만 것입니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소통의 부재도 고통스럽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의 부재도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수천 년이 흐른 어느 날 성령이 오셨습니다. 성령께서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소통이 회복하게 하셨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소통이 회복되게 하셨습니다. 성령강림절은 그래서 감격스러운 날입니다. 성령께서 깨닫게 하심을 따라 비로소 사람들은 하나님의 깊은 생각을 알 수 있었고, 이웃들과 하나님의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때 사람들의 반응을 누가가 소개해 줍니다.그 때에 경건한 유대인들이 천하 각국으로부터 와서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더니 이 소리가 나매 큰 무리가 모여 각각 자기의 방언으로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소동하여 다 놀라 신기하게 여겨 이르되 보라 이 말하는 사람들이 다 갈릴리 사람이 아니냐 우리가 우리 각 사람이 난 곳 방언으로 듣게 되는 것이 어찌 됨이냐 우리는 바대인과 메대인과 엘람인과 또 메소보다미아, 유대와 갑바도기아, 본도와 아시아, 브루기아와 밤빌리아, 애굽과 및 구레네에 가까운 리비야 여러 지방에 사는 사람들과 로마로부터 온 나그네 곧 유대인과 유대교에 들어온 사람들과 그레데인과 아라비아인들이라 우리가 다 우리의 각 언어로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함을 듣는도다 하고 다 놀라며 당황하여 서로 이르되 이 어찌 된 일이냐 하며 또 어떤 이들은 조롱하여 이르되 그들이 새 술에 취하였다 하더라 | 행 2:5-13
사람들은 방언으로 말하는 제자들을 보며 당황하고 혼돈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예루살렘의 키릴루스는 이 혼돈에 대해 창세기 11장 바벨탑 사건의 혼돈이 사악한 혼돈이라면, 성령강림과 방언으로 인한 혼돈은 회복과 일치를 위한 혼돈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임재하시면 여러 현상이 나타날 수 있겠습니다. 성경에 소개된 은사를 체험하는 분도 있겠고, 내면에 진리가 깨달아지는 분도 있겠습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성령의 열매를 구체적으로 아홉 가지나 열거하고 있습니다. 사랑, 희락, 화평, 인내,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가 그것입니다(갈 5:22,23). 이런 성령의 열매들은 궁극적으로 흩어진 인류의 회복과 일치를 위해 맺히시는 열매라 하겠습니다. '에큐메니컬(Ecumenical)'이란 영단어가 있습니다. 헬라어 '오이쿠메네(Oikoumene)'에 기원을 둔 단어입니다. 이 오이쿠메네의 어원은 '오이코스(oikos)'인데, 볼프강 후버는 이 어원을 '주님께 속한 전 세계' 라는 개념으로 소개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가 '주님께 속한 전 세계'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기질과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주님은 우리가 기질과 개성을 넘어서 성령께서 맺게 하신 열매로 일치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교회 또한 다양성 속에서의 일치라는 덕목을 영적 생활의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 서신서의 말씀에서 사도 바울은 성령의 사역을 이렇게 소개해 줍니다.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알리노니 하나님의 영으로 말하는 자는 누구든지 예수를 저주할 자라 하지 아니하고 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 은사는 여러 가지나 성령은 같고 직분은 여러 가지나 주는 같으며 또 사역은 여러 가지나 모든 것을 모든 사람 가운데서 이루시는 하나님은 같으니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 어떤 사람에게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지혜의 말씀을, 어떤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을 따라 지식의 말씀을 | 고전 12:3-8
이후로 이어지는 말씀들을 읽어보면 성령님께서 주시는 유익이 다양하지만, 가장 먼저는 언어를 회복시켜 주십니다. 무엇보다 예수를 '주(主)'시라고 고백할 수 있게 해주십니다. "예수는 주이시다" 이 고백이 참된 언어생활의 시작입니다. 이 언어생활을 누가의 표현대로 옮기면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행 2:4) 말하기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언어생활은 사도 바울에 의하면 '지혜의 말씀'과 '지식의 말씀'으로 이어집니다. '지혜의 말씀'은 하나님의 계획을 뜻하고, '지식의 말씀'은 하나님을 아는 것, 즉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빌 3:8)을 뜻합니다. 성령의 임재하심을 통해서 하나님의 계획을 알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우리 안에 넘칠 때, 우리의 언어는 모든 사람의 가슴에서 공명합니다.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서 공명하는 언어, 그것만이 우리를 일치로 이끌어 줍니다. 바울의 계속되는 증언을 보십시오.다른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으로 믿음을, 어떤 사람에게는 한 성령으로 병 고치는 은사를, 어떤 사람에게는 능력 행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예언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영들 분별함을, 다른 사람에게는 각종 방언 말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방언들 통역함을 주시나니 이 모든 일은 같은 한 성령이 행하사 그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시는 것이니라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우리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고 또 다 한 성령을 마시게 하셨느니라 | 고전 12:9-13
성령께서는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서로를 아끼는 지체이기를 원하십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 각자가 성령님께 받은 선물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초대교회는 이 선물 즉 은사를 함께 나누며 형제애의 극치를 이루었습니다. 성령의 은총 안에 있으면 유대인과 헬라인이라는 민족의 장벽도, 종과 자유인이라는 계급의 장벽도 모두 무너져 내리고 맙니다. 우리는 모두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서 한 몸이 되었고, 한 성령을 마시는 형제자매이기 때문입니다. 성령강림을 통해 예수님의 부활이 완결되었고, 성령강림을 기점으로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따라서 성령의 피조물인 교회로서, 성령의 피조물인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의 깊은 생각을 공유하고, 다양성 속에서도 일치를 이루는, 그리하여 낙원의 향내가 뿜어나 온 교회와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우리 모두이기를 소망합니다.■ 관상 | Contemplatio
관상은 '하나님을 보는 기도'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볼 것입니다.
■ 실천 | Praxio
① 자기중심성으로 인해 분열을 초래하는 언어생활이지 않은가?
② 성령의 말하게 하심을 따라 언어생활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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